이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것
파산 신청 전에 집을 처분한 이력이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문제가 됐는지
채권자가 면책에 이의를 냈을 때 무엇을 제출해 대응했는지
매각대금의 흐름을 어떻게 복원했는지
이 사건에서 결과를 가른 네 가지
본 사례는 저희 이현에서 직접 수임하여 처리한 사건으로, 의뢰인 특정 방지를 위해 금액을 포함한 일부 내용을 각색했습니다. 채권자의 면책 이의신청을 거쳐 면책결정을 받은 의뢰인을 K라고 칭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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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서 확인하실 수 있는 것
파산 신청 전에 집을 처분한 이력이 실제 사건에서 어떻게 문제가 됐는지
채권자가 면책에 이의를 냈을 때 무엇을 제출해 대응했는지
매각대금의 흐름을 어떻게 복원했는지
이 사건에서 결과를 가른 네 가지
2021년 봄, K는 살던 집을 팔았다. 4억 원대 후반이었다.
잔금이 들어온 날, 통장에서 곧바로 수천만 원이 빠져나갔다. 빌린 돈을 갚는 데 먼저 들어간 것이다. 그 돈이 K의 통장에 머문 시간은 몇 시간도 되지 않았다.
열흘 뒤에는 카드사 다섯 곳으로 한꺼번에 빠져나갔다. 다음 날은 원자재 값이었다. 회사를 다시 돌려보려고 구매한 자재는, 일이 없어서 결국 그대로 되팔았다.
급한 빚을 갚고 손에 남았던 돈은 9천만 원 남짓. 직원 급여로 치면 몇 달치였다. 그 돈이 모두 사라지는 데에는 한 달 조금 더 걸렸다.
2년 뒤, K는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를 법원에 하나하나 설명하게 된다. 집을 판 일이 나중에 문제가 되리라곤.. 그때는 몰랐다.
K를 상대로 대여금 소송이 들어온 건 그보다 앞선 일이었다.
원고는 K가 거의 만나본 적도 없는 사람이었다. 청구액은 5억 원에 가까웠다. 돈을 빌린 사람은 K의 전남편이었고, 그는 이미 몇 년 전에 한국을 떴다.
K는 자신이 전남편의 채무에 이름만 올린 보증인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채권자 쪽 생각은 달랐다.
그 다툼은 이미 끝나 있었다. K의 지급책임을 인정하는 판결이 확정된 뒤였다. 개인파산 절차에서는 그 5억 원의 채무도 K가 정리해야 했다.
“제가 무슨 서류에 도장을 찍었는지도 몰랐어요. 그냥… 회사 일이라고 하니까.”
K는 스무 살 무렵부터 손으로 물건을 만드는 일을 배웠다. 액세서리 세공이었다. 배우고, 가르치고, 공장에서 기계를 돌렸다. 그 일을 하다 전남편을 만났다.
사업은 그가 했고, K는 현장을 맡았다. 공임과 원자재는 그의 몫이었다. 생활비는 필요할 때마다 조금씩 타서 썼다. 나중에 K는 그 시절을 이렇게 말했다.
“무임금 노동자로 결혼생활을 한 거죠.”
남편은 자주 이렇게 말했다.
“지금은 단칸방이어도 괜찮아. 근데 애가 크고 친구도 생기고 뭐가 뭔지 알 나이가 되면, 우리 사는 데가 부끄럽지 않아야 되잖아. 열심히 모아서 집 사자.”
K는 그 말을 믿었다. 시장에서 파는 만 원짜리 티셔츠도 사지 않았고, 아이를 업고도 공장에 나갔다. 심할 때는 한 달에 두 번 집에 들어갔다.
사업이 몇 번씩 흔들릴 때마다 남편을 붙잡고 말했다. 우리가 일 못 할 나이도 아닌데, 어떻게든 해보자고. 해보자고.
그렇게 십 년 가까운 시간이 지났다. 이제는 집을 사도 되지 않겠냐고 물었을 때, 남편은 다 적자라고 했다.
‘10년을 안 쓰고 모았는데 적자라고?’
크게 싸웠다. 결국 대출을 최대한 받아 집을 샀다. 나중에 K가 팔게 되는 바로 그 집이다.
그때부터 남편은 말을 바꾸기 시작했다.
사실 빚이 있다,
해외로 사업을 넓히면 더 벌 수 있다,
거기에 투자했다..
회사 돈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K는 집을 담보로 대출을 받아줬고, 신용대출을 받아줬고, 나중에는 아이 앞으로 들어둔 보험까지 해지해 보탰다.
어느 날 남편이 사람을 데려왔다. 사업 파트너라고 소개하며 K에게도 이야기를 들어보라고 했다. 견디기 어려운 자리라 K는 먼저 일어섰다.
얼마 뒤 집으로 문서가 날아왔다. K의 집을 담보로 사채가 잡혀 있었고, 그 서류의 연대보증인 자리에 그날 소개받은 사람의 이름이 있었다.
버티다 못해 이혼을 결심하고 법원에 갔다. 남편은 해외에 일이 있으니 다녀올 때까지만 회사를 봐달라고 했다.
며칠 뒤 전화가 왔다.
“이제 알아서 살아.”
너무 당황해서 되물었다.
“… 아이는?”
“몰라.”
“그럼 회사는 어떡해.”
“회사는 마음 접은 지 오래됐어.”
전화가 끊겼다. 남은 것은 미수금, 직원들 월급, 퇴직금, 세금, 건강보험료, 그리고 미성년 자녀 한 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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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나 배우자의 사업 때문에 이름을 올렸다가 빚을 떠안는 구조는 가족·지인 사이 연대보증이 위험한 이유 에 유형별로 정리돼 있습니다.
K가 여기서 회사를 접었다면 이야기는 훨씬 짧았을 것이다.
하지만 남편이 사라진 뒤에도 남아 있던 직원들이 마음에 걸렸다. 그들이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회사가 필요했다.
2018년 가을, K는 자신의 이름으로 법인을 세웠다. 예전에 쓰던 기계 몇 대와, 지인들에게 사들인 중고 기계로 시작했다.
돈은 주변에서 빌렸다. 사정을 아는 거래처 몇 곳이 운영자금을 조금씩 보태왔다. K는 그 자리에서 차용증을 썼다. 법정이자보다 조금 더 드리겠다고 했고, 회사가 안정되면 갚기로 했다.
전남편의 사업이 잘된다는 말을 믿고 돈을 맡겼던 동창도 있었다. 그 돈 역시 K가 떠안았다.
누구에게 언제 얼마를 빌렸는지, K는 전부 문서로 남겨뒀다. 3년 뒤, 이 기록들이 다시 필요해진다.
그렇게 다시 시작한 K는 앞으로는 괜찮을 줄 알았다. 매출이 회복됐고, 처음으로 흑자가 났다.
2020년 초, 코로나가 왔다.
K의 회사는 주로 면세점에 납품했는데.. 면세점이 멈추자 일이 통째로 사라졌다. 주 3일 근무로 줄이고 버티기 모드로 들어갔다.
2021년 초에는 가장 큰 거래처가 브랜드 운영을 잠정 중단한다고 통보해왔다. 받아야 할 미수금은 들어오지 않았고, 급여와 월세, 보험료, 세금, 공과금, 지인들에게 빌린 돈의 이자는 나가야 했다.
그래서 집을 팔았다. 위에서 말했던 바로 그 거래.
집을 팔고 얼마 지나지 않아 K는 법무법인 이현을 찾아왔다. 법인 파산 예납금이 부담스럽다고. 가능하면 법인은 그냥 두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곧 카드도 막힐 상황이었다.
이 사건에서는 법인을 먼저 정리했다. 법에 정해진 순서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었다.
2021년 가을 : 법인 파산 신청
그해 늦가을 : 서울회생법원 법인 파산선고, 파산관재인 선임
2022년 여름 : 이시폐지. 나눠 줄 재산이 절차 비용에도 못 미쳐 절차가 끝났다.
2022년 늦가을 : K 개인의 파산 및 면책 신청
K는 회사 채무 일부에 연대보증을 서 있었다. 법인이 배당 없이 이시폐지로 끝나면서 채권자별로 남은 금액이 정리됐고, K는 그 잔액을 개인 채권자목록에 반영할 수 있었다.
신청 당시 K의 재산 목록은 이렇게 채워졌다. 자동차 없음. 유형자산 없음. 채권 없음. 거주지에는 무상거주사실확인서를 냈다. 자기 이름으로 된 방이 없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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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상태여야 개인파산을 신청할 수 있는지는 개인파산 신청자격과 지급불능 판단 기준 에, 재산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면책까지 간 다른 사건은 소득 0원·재산 3만 원 상태에서 면책결정까지 간 사례 에 정리돼 있습니다.
2022년 말, 서울회생법원은 K에 대해 파산을 선고했다. 파산관재인이 선임됐고, 면책에 대한 이의신청 기간이 이듬해 초봄까지로 정해졌다. 파산관재인에게는 면책불허가사유가 있는지 조사해 보고하라는 명령이 함께 내려졌다.
이의신청 기간이 끝나갈 무렵, 법원에 서류 하나가 들어왔다.
제출자는 전남편 쪽 채권자 M이었다. K에게 5억 원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한 바로 그 채권자였다.
제목은 「면책신청에 대한 이의」, 주장의 핵심은 두 가지였다.
하나. K는 지금도 어느 회사에 다니면서 급여를 현금이나 다른 사람 이름으로 받고 있다.
둘. K는 소송이 진행되는 중에 자기 집을 팔았는데,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알 수 없다.
그러니 이는 채무자가 자기 재산을 숨기는 행위에 해당하고, 면책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M은 K가 다닌다는 회사의 이름과 주소를 적었고, 그 건물 입구를 찍은 사진을 증거로 붙였다. K가 소유했던 아파트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도 함께 냈다. 화풀이로 쓴 문서가 아니었다. 형식이 제대로 갖춰져 있었다.
담당 변호사 노트
이의신청서를 받고 바로 반박문부터 쓰지는 않았습니다. 각 주장이 무엇을 근거로 삼고 있는지부터 확인했습니다. 특히 차명급여 주장은 제3자에게서 들었다는 이야기가 출발점이었기 때문에, 그 말을 실제로 누가 했는지 확인하는 게 먼저였습니다. 실제로 그 사람에게 사실확인서를 받아 차명급여 주장에 반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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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 내용은 상대방의 핵심 주장 2가지에 대한 반박이었다.
K는 그 회사에 다닌 적이 없었다. 확인해보니 그 말을 했다고 지목된 사람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고 했다. 그 내용을 담은 사실확인서를 받았다.
여기에 업계 사정을 덧붙였다. 당시 이 업종은 코로나로 주 3~4일 근무가 흔했고, 있던 직원도 내보내던 시기였다. 게다가 그 회사는 K가 만져본 적 없는 기계를 쓰는 곳이었다. 사람을 새로 뽑을 상황도, K를 쓸 이유도 없는 회사였다.
이쪽은 계산으로 답했다.
집을 4억 원대 후반에 팔았고, 은행 채무를 갚고 남은 돈이 9천만 원 남짓.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를 날짜별 · 상대방별 · 계좌별로 정리한 표를 만들었다.
표에는 이런 것들이 들어갔다.
빌린 돈의 일부 상환 (누구에게, 언제, 얼마, 어느 계좌에서)
직원 급여와 4대보험
카드사별 결제액
임차료, 전기 · 가스 · 통신 요금
원자재 매입과 일이 없어 되판 내역
금액은 원 단위까지 꼼꼼하게 맞췄다. 각 줄마다 어느 통장에서 나갔는지가 적혀 있었고, 그 통장의 거래내역 원본이 함께 제출됐다.
이 표를 만들 수 있었던 건 3년 전의 습관 덕이었다. K는 지인에게 돈을 빌릴 때마다 차용증을 썼고, 돈이 오간 자리마다 통장 기록이 남아 있었다.
자료는 그것만이 아니었다. 파산 신청 단계에서 K가 이미 낸 것들이 있었다. 보험계약 내역, 국민연금과 건강보험 가입 이력, 지방세 과세 내역, 부동산 등기와 실거래가 조회 결과.
관재인실에는 여기에 더해 법인 재무자료와 임대차 정산 내역까지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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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관재인이 재산 처분과 가족 사이 자금 거래를 어떤 기준으로 확인하는지는 파산관재인이 재산 처분을 확인하는 기준 에 항목별로 정리해두었습니다.
의견청취기일은 파산선고 때 이미 잡혀 있었다. 이의가 들어오면서 K와 M은 그 자리에서 각자 의견을 내게 됐다.
파산관재인이 계산보고를 했고, 채권자집회가 종결됐고, 최후배당이 끝났다.
2023년 가을, 서울회생법원은 K에 대한 파산절차를 종결했고, 곧이어 면책을 허가했다. 재량면책이었다.
면책불허가사유가 문제되더라도 법원이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와 여러 사정을 종합해 면책을 허가할 수 있는 제도다.
개인파산 신청부터 면책까지 꼭 1년, 법인 파산 신청부터 따지면 2년 정도 걸렸다.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들께 도움이 될 만한 부분만 뽑았습니다.
K가 집을 팔았다는 사실 자체는 신청 단계에서 이미 밝혔습니다. 등기와 실거래가는 조회하면 확인됩니다.
신청서에 적은 내용과 실제 자료가 다르다면, 그때부터는 돈의 사용처뿐 아니라 진술의 신빙성까지 문제가 됩니다.
그래서 이 사건에서 실제로 다퉈진 것은 매각 사실을 감췄느냐가 아니라, 매각대금을 따로 숨겼느냐, 그 사용처가 자료로 설명되느냐였습니다.
차용증을 쓰고 통장으로 돈을 주고받는 습관이 3년 전부터 있었기 때문에, 이의신청을 받은 뒤 세 페이지짜리 표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표 자체는 나중에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내용을 뒷받침할 통장 기록과 차용증은 뒤늦게 만들 수 없습니다.
다만 기록이 남아 있다고 해서 모든 지출이 문제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기록이 있었기 때문에 돈의 흐름을 설명할 수 있었습니다.
이 사건의 차명급여 주장은 누군가에게 전해 들은 말에서 시작됐습니다. 확인해보니 그 말을 했다고 지목된 사람은 그런 말을 한 적이 없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실확인서 한 장이 핵심 반박자료가 됐습니다. 실제로 채권자도 다음 날 그 부분을 뺀 서면을 다시 냈습니다.
법인이 배당 없이 먼저 끝나면서 채권자별 잔액이 정리됐고, K는 그 잔액을 그대로 개인 채권자목록에 반영할 수 있었습니다. 알고 있는 채권자를 빠짐없이 적는 일이 그만큼 수월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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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자가 면책에 이의를 냈다고 해서 면책이 바로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누가 언제까지 이의를 낼 수 있는지
어떤 사유가 면책불허가사유가 되는지
재산을 처분하거나 특정 채권자에게 변제한 것이 언제 문제가 되는지
법원이 무엇을 보고 재량면책을 판단하는지
면책불허가사유와 재량면책 판단 기준 에 쉽게 정리해두었습니다.
K의 이름을 빌려 쓰고 사라진 사람은 아무 절차도 겪지 않았다. K는 5억을 떠안았고, 법인을 정리했고, 집을 팔았다. 그리고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한 줄씩 법원에 설명해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그 5억 원의 채권자가 K의 면책까지 반대했다. K가 끝에 남긴 말은 길지 않았다.
"애 키우면서 평범하게 일하는 사람으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파산 신청 전후에 집이나 다른 재산을 처분한 일이 마음에 걸리거나, 채권자의 이의신청 통지를 받으셨다면 먼저 통지서에 적힌 기일과 제출기한을 확인해보시기 바랍니다.
어떤 자료가 필요한지는 문제 된 거래와 채권자의 주장에 따라 달라집니다. 사업 정리부터 고민 중이시라면 사업 실패로 생긴 빚을 정리하는 방법 도 함께 보시기 바랍니다.
법무법인(유한) 이현은 이 사건에서 법인파산 신청부터 개인파산·면책, 채권자 이의신청 대응까지 전 과정을 대리했습니다.
본 글은 실제 수임 사건을 바탕으로 작성되었으나, 개별 사건의 결과는 사실관계와 제출 자료에 따라 달라집니다. 특정 결과를 보장하지 않습니다.
보통의 사람을 위한 로펌,
법무법인 이현 채권·집행 전담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