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인가란 무엇인가
개인회생 절차에서 법원은 변제계획안을 심사한 뒤 인가 또는 불인가 결정을 내립니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외에 실무에서 자주 등장하는 결정이 하나 더 있습니다. 바로 조건부인가입니다.
조건부인가는 인가 결정 자체는 내려지되, 변제 기간 동안 일정한 조건을 이행해야 하는 방식입니다.
가장 흔한 조건은 매년 일정 시점까지 소득과 재산 관련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고, 소득이 늘었다면 변제금도 그에 맞게 올리라는 조건이죠.
즉, 조건부인가는 인가 거부가 아닙니다. 법원이 변제를 허락하되, 채무자의 경제 상황을 계속 지켜보겠다는 결정입니다.
다만 조건을 이행하지 않으면 인가가 취소될 수 있다는 점에서 단순인가와는 다릅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법원이 조건부인가를 내리는 걸까요?
조건부인가가 내려지는 5가지 유형
법원은 신청인이 앞으로 3년간 안정적으로 변제를 이어갈 수 있는지 확신하기 어려울 때 조건부인가를 내랍니다.
어떤 상황이 그런 의심을 만드는지 유형별로 살펴보겠습니다.
1. 최근에 취업하거나 개업한 경우
개인회생에서 변제금은 통상 직전 1년 평균 소득을 기준으로 산정합니다.
회생 신청 직전에 취업하거나 사업을 시작했다면 1년치 소득 데이터 자체가 없습니다.
최근 한두 달 소득만으로 계산할 수밖에 없고, 법원은 이 소득이 지속될지 확신하기 어렵습니다.
2. 이전 직장보다 현재 소득이 현저히 낮아진 경우
예를 들어 전 직장에서 월 400만 원을 받던 사람이 회생 신청 직전에 이직하면서 월 200만 원이 됐다면, 법원은 변제금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소득을 낮춘 것은 아닌지 살펴보게 됩니다.
소득 감소의 합리적인 이유를 소명하지 못하면 조건부인가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3. 최근 채무 비율이 높고 변제율이 낮은 경우
최근에 발생한 채무가 전체 채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면 법원의 심사가 엄격해집니다.
여기에 변제율까지 낮다면 법원은 인가 이후에도 재산과 소득 변동을 정기적으로 보고받겠다는 판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
4. 잦은 이직 또는 불규칙한 경제활동
직장이 자주 바뀌거나 수입이 있다가 없다가를 반복한 이력이 있는 경우입니다.
법원이 소득 증가를 의심한다기보다, 회생 기간 3년 내내 안정적으로 변제금을 납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이 생기는 유형입니다.
이 경우 인가는 내리되, 지속적인 소득 신고를 조건으로 붙입니다.
5. 현금 수령 등 소득 증명이 어려운 경우
현장직 근로자나 일부 자영업자처럼 소득을 현금으로 받는 경우입니다.
소득 자체가 없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입증할 공식 자료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법원은 일단 인가를 허용하되, 실제 소득이 있는지를 정기적으로 확인하는 조건을 붙이게 됩니다.
조건부인가를 피하는 방법
조건부인가는 법원의 재량이지만, 신청 단계에서 충분히 방어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의심할 만한 지점을 미리 파악하고, 그에 대한 소명을 먼저 하면 됩니다.
소득의 안정성을 적극적으로 증명하기
최근 취업이나 개업이 문제가 된다면, 최근 급여명세서만 제출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재직증명서, 근로계약서, 4대보험 가입 이력을 함께 제출해 고용 안정성을 보여주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사업자라면 거래처 계약서나 정기 매출 내역을 통해 소득의 지속성을 입증할 수 있습니다.
소득 감소에 합리적인 이유를 명확히 소명하기
이전 직장보다 소득이 낮아진 경우, 건강 문제, 업계 불황, 육아 등 구체적인 사유를 증빙 자료와 함께 제출해야 합니다.
이유 없는 소득 감소는 법원의 의심을 키울 수 있지만, 납득할 만한 사정이 있다면 단순인가를 받을 여지가 생깁니다.
현금 소득은 간접 증빙으로 보완하기
현금으로 급여를 받는다면 공식 소득 증빙이 어렵습니다.
이때는 현장 출역 일지, 입금 내역, 고용주 확인서 등 간접 자료를 최대한 확보해 소득의 실재를 입증하는 방향으로 준비해야 합니다.
변제계획안 작성 단계부터 대비하기
조건부인가 여부는 심사 당일이 아니라 변제계획안이 작성되는 단계에서 이미 방향이 결정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이 문제 삼을 수 있는 항목을 사전에 점검하고, 소명 자료를 계획안에 함께 첨부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어 방법입니다.
조건부인가 이후 의무와 주의사항
조건부인가를 받았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결정문에 명시된 조건의 내용과 신고 주기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결정문에는 보통 매년 일정 시점까지 소득과 재산 관련 자료를 법원에 제출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소득이 늘거나 재산이 증가했다면 변제금 조정 절차가 진행될 수 있고, 영업소득자라면 사업자등록 관련 자료 제출이 추가되기도 하죠.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법원이 인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열심히 일해서 소득이 늘었는데 변제금까지 오르는 상황이 다소 억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변제금이 조정되더라도 면책 자체가 막히는 것은 아닙니다.
조건을 지키면서 변제를 마치면 면책으로 가는 길은 그대로 열려 있습니다.
변호사가 필요한 이유
조건부인가는 한 번으로 끝나는 절차가 아닙니다. 변제 기간 내내 반복되는 의무입니다.
매년 자료를 제출해야 하고, 소득이 바뀌면 그에 맞는 대응도 해야 합니다.
문제는 이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점입니다.
어떤 자료를 어떤 형식으로 제출해야 하는지, 소득이 변동됐을 때 변제금 조정 절차를 어떻게 밟아야 하는지, 법원이 조건 이행 여부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는 실무 경험 없이 파악하기 어렵습니다.
특히 소득이 불규칙한 자영업자나 현금 수령 근로자라면 매년 제출하는 자료의 구성 방식 자체가 결과에 영향을 줄 수 있죠.
법무법인 이현은 개인회생 신청 단계부터 조건부인가 이행, 면책 완료까지 전 과정을 지원해드리고 있습니다.
FAQ
Q. 소득이 늘면 변제금이 자동으로 오르나요?
소득이 증가했다고 해서 변제금이 자동으로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소득 변동을 법원에 신고한 뒤 변제금 조정 절차가 진행되며, 구체적인 증가폭과 상황에 따라 조정 여부가 결정됩니다.
Q. 조건부인가가 나오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소득의 안정성과 지속성을 법원에 충분히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대보험이 적용되는 직장에 재직 중이거나, 소득 감소에 합리적인 사유가 있다면 이를 신청 단계에서 명확히 설명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Q. 조건부인가 기간 중 이직하면 어떻게 되나요?
이직 자체가 금지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소득이 변동되는 경우 법원에 신고하고 변제금 조정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신고 없이 소득 변동을 방치하면 조건 불이행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마치며
조건부인가가 나왔다고 해서 회생이 끝난 것이 아니지만, 처음부터 조건부인가를 받지 않는 것이 훨씬 수월한 길입니다.
법원이 의심할 만한 지점을 신청 단계에서 미리 파악하고, 소명 자료를 충분히 갖춰 제출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전략이라고 볼 수 있죠.
이미 조건부인가를 받았다면, 남은 의무를 정확히 파악하고 기한을 지키는 것이 우선입니다.
어느 단계에 있든 혼자 판단하기 어려운 부분이 생긴다면 법률 전문가와 함께 검토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