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의이혼 재산분할 합의서, 써도 효력 없는 3가지 경우 (대출·포기각서)
배우자와 이혼하기로 이야기를 잘 나누었고 합의서까지 작성했다면 안심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합의서에 분명히 적었더라도 법적으로 효력이 없거나, 약속한 대로 이행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대출을 배우자가 갚기로 적어도 은행에는 효력이 없을 수 있고, 협의이혼이 성립하지 않으면 재산분할 합의 자체가 효력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협의이혼 재산분할은 한 번 합의하고 나면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서명 전에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재산분할 합의서에 반드시 넣어야 할 6가지부터 합의해도 효력이 없는 분할 비율과 공증·세금 문제까지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합의하지 않아도 이혼할 수 있을까요?
네, 재산을 어떻게 나눌지 합의하지 않아도 협의이혼은 할 수 있습니다.
법원이 협의이혼 의사를 확인할 때 반드시 내야 하는 서류는 자녀 양육과 친권자에 관한 협의서뿐이고, 재산분할 합의서는 여기에 들어가지 않습니다 (민법 제836조의2 제4항).
그래서 "재산 얘기는 이혼하고 나서 천천히 하자"는 말이 나옵니다. 이 말에는 함정이 하나 있습니다.
이혼한 뒤 재산을 나눠 달라고 요구할 수 있는 권리는 이혼한 날부터 2년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3항).
이 기간은 상대방에게 연락하거나 내용증명을 보낸다고 멈추지 않습니다. 2년 안에 가정법원에 청구해야 합니다.
이렇게 기간이 지나면 권리 자체가 없어지는 기간을 법률에서는 제척기간이라고 합니다.2년 안에 합의도 청구도 하지 않으면, 이혼 당시 각자 이름으로 되어 있던 재산이 그대로 각자의 것이 됩니다.
반대로 이혼할 때 합의서를 써 두었다면, 그 합의서가 재산분할의 기준이 됩니다. 합의서를 대충 쓰면 나중에 고칠 방법이 마땅치 않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현이 맡은 사건중에 30년 혼인 끝에 재산 합의 없이 협의이혼했다가, 2년 기한을 반년도 남기지 않고 재산분할을 청구해 2억 원 조정을 받아낸 사례가 있습니다.
이혼 후 시간이 흘러 재산분할을 청구하려는 상황이라면 이혼 후 재산분할 청구 가능 기간을 먼저 확인해보세요.
협의이혼 재산분할 합의서에 반드시 넣을 6가지
재산분할 합의서에 정해진 양식은 없습니다. 대신 아래 6가지가 빠지면, 이혼 후 "그건 합의한 적 없다"는 다툼이 생기기 쉽습니다.
항목 | 이렇게 적으세요 | 빠뜨리면 생기는 일 |
|---|---|---|
1. 나눌 재산 목록 | 부동산, 예금, 주식, 자동차, 보험 해지환급금, 퇴직금·연금을 명의자와 금액까지 하나씩 적습니다 | 목록에 없던 재산을 두고 2년 안에 다시 재산분할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2. 누가 무엇을 갖는지 | 재산마다 가져갈 사람을 정하고, 목록에 없는 재산은 "이혼신고일 기준 각 명의자에게 귀속한다"는 문장을 넣습니다 | 공동명의 집처럼 귀속이 애매한 재산은 합의가 없었던 것으로 볼 여지가 생깁니다 |
3. 정산금과 지급 방법 | 금액, 지급 기한, 계좌, 나눠서 줄 경우 회차별 날짜를 적습니다 | "이혼 후 정산"처럼 기한이 없으면 받을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습니다 |
4. 부동산 이전 | 소유권 이전등기를 언제까지 할지, 취득세 등 비용은 누가 낼지를 적습니다 | 등기를 미루다 상대방이 집을 팔거나 담보를 잡힐 수 있습니다 |
5. 대출·빚 부담 | 대출마다 누가 갚을지 적고, 은행 명의를 바꾸는 절차까지 정합니다 | 아래 섹션에서 설명하듯, 합의서만으로는 은행에 대항할 수 없습니다 |
6. 위자료와 재산분할 구분 | 받는 돈 가운데 위자료와 재산분할이 각각 얼마인지 나눠 적습니다 | 세금 처리가 달라지고, 나중에 위자료를 따로 청구할 수 있는지 다툼이 됩니다 |
마지막으로 "이 합의서에 정한 것 외에는 서로 재산분할을 더 청구하지 않는다"는 정산 문구를 넣으면, 이혼 후 2년 동안 다시 다툴 여지가 줄어듭니다.
양육비는 재산분할 합의서와 별개입니다. 자녀가 있으면 양육비는 법원이 협의이혼 절차에서 따로 확인하고, 그 내용으로 양육비부담조서를 작성합니다 (민법 제836조의2 제5항).
효력 없는 경우 ①
대출 부담 조항, 은행에는 통하지 않습니다
협의이혼 재산분할에서 가장 자주 놓치는 부분이 대출입니다.
남편은 "합의서에 아내가 갚기로 했다"고 말하지만, 은행은 받아들이지 않습니다.
빚을 다른 사람이 대신 떠안기로 약속해도, 돈을 빌려준 쪽이 승낙하지 않으면 그 약속은 돈을 빌려준 쪽에 효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결국 합의서의 "대출은 아내가 갚는다"는 문장은 두 사람 사이의 약속으로만 남습니다. 남편이 대신 갚은 뒤 아내에게 그 돈을 돌려 달라고 따로 청구해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대출이 있는 재산을 나눌 때는 합의서에 아래 내용까지 적어 두는 게 좋습니다.
대출 명의를 가져가는 사람으로 바꾸는 절차를 언제까지 마칠지
은행이 명의 변경을 승인하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 (대환대출로 갈아타기, 집을 팔아 정산하기 등)
명의를 바꾸기 전까지 이자를 누가 어떤 계좌로 낼지
약속을 지키지 않아 상대방이 대신 갚았을 때 그 돈을 언제까지 돌려줄지
어떤 빚이 재산분할에서 빠지고 어떤 빚이 함께 나뉘는지는 이혼할 때 빚 분할 기준에서 사례별로 정리해 두었습니다.
효력 없는 경우 ②
협의이혼이 무산되면 합의서도 효력이 없습니다
이혼하기 전에 쓴 재산분할 합의서는 실제로 협의이혼이 이루어져야 효력이 생깁니다.
대법원은 협의이혼을 전제로 한 재산분할 약정은 협의이혼이 성립하는 것을 조건으로 한 약속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숙려기간 중에 마음이 바뀌어 이혼소송으로 가거나 조정으로 이혼하게 되면, 그 합의서는 효력이 없습니다 (대법원 95다23156 판결).
이 경우 합의서 내용대로 이행하라고 청구할 수는 없고, 가정법원에 재산분할을 새로 청구해야 합니다. 다만 법원은 그 합의서의 내용과 작성 경위를 참고 사정으로 살펴봅니다.
효력 없는 경우 ③
재산분할 포기각서, 논의 없이 썼다면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혼 전에 아무 논의 없이 쓴 포기 각서는 효력이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대법원은 재산이 얼마인지, 각자 얼마나 기여했는지를 실제로 논의한 결과로 포기한 것이 아니라면, 그 각서는 허용되지 않는 사전 포기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2015스451 결정).
반대로 말하면, 재산 목록과 기여도를 따져본 뒤에 쓴 합의서는 그만큼 효력이 단단해집니다. 앞에서 재산 목록을 하나씩 적으라고 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재산분할 합의서, 공증을 받아야 할까요?
공증은 의무가 아닙니다. 다만 상대방이 돈을 나눠서 주기로 했다면 공증을 받아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공증이 할 수 있는 일과 할 수 없는 일이 분명히 나뉘기 때문입니다.
정산금 지급 (현금)
가능합니다. 공증인이 작성한 공정증서에 "지급하지 않으면 강제집행을 받아도 이의가 없다"는 문구를 넣으면, 소송 없이 바로 상대방 재산을 압류할 수 있습니다 (민사집행법 제56조 제4호)부동산 소유권 이전등기
공정증서만으로는 강제집행할 수 없습니다. 상대방이 등기에 협조하지 않으면 따로 소송이나 조정을 거쳐야 합니다대출 명의 변경
공증과 관계없이 은행의 승낙이 필요합니다
부동산 이전까지 확실히 해두고 싶다면, 합의 내용을 가정법원 조정조서로 남기는 방법도 있습니다.
조정이 성립하면 판결과 같은 효력이 생겨 등기 이전도 강제할 수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59조 제2항).
협의이혼 재산분할 비율, 몇 대 몇이 맞을까요?
법에 정해진 비율은 없습니다.
협의이혼에서는 두 사람이 합의한 비율이 곧 결과입니다. 5:5로 하든 7:3으로 하든, 합의해서 이혼이 성립하면 그 비율이 그대로 효력을 가집니다.
다만 합의가 되지 않아 가정법원이 정하게 되면, 법원은 두 사람이 함께 모은 재산의 액수와 그 밖의 사정을 따져 비율을 정합니다 (민법 제839조의2 제2항).
법원이 주로 살피는 사정은 아래와 같습니다.
혼인 기간
각자의 소득과 재산 형성에 들인 돈
가사와 자녀 양육을 누가 얼마나 맡았는지
결혼 전부터 가진 재산이나 상속·증여받은 재산이 섞여 있는지
협의 단계에서 이 기준을 알아두면, 상대방이 제시한 비율이 법원에 갔을 때보다 지나치게 불리한지 가늠할 수 있습니다.
한 번 합의하고 이혼하면 "알고 보니 손해였다"는 이유만으로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실제로 이현에서 맡은 사건 중 협의 단계에서 배우자가 5:5를 요구했지만, 외벌이 20년의 기여를 입증해 법원에서 7:3과 재산분할금 11억 6,700만 원을 인정받은 사례가 있습니다.
가사와 육아만 맡아온 경우의 기여도는 전업주부 재산분할 기여도 계산에서 판례와 함께 정리했습니다.
재산분할 합의서의 한 줄이 세금을 바꿉니다
같은 아파트를 넘겨줘도, 합의서에 "재산분할"로 적었는지 "위자료"로 적었는지에 따라 세금이 달라집니다.
구분 | 재산분할로 넘길 때 | 위자료로 넘길 때 |
|---|---|---|
넘겨주는 사람 | 원칙적으로 양도소득세 대상이 아닙니다 | 빚을 부동산으로 갚은 것으로 보아 양도소득세가 생길 수 있습니다 |
받는 사람 | 정당한 재산분할이면 증여세가 없습니다. 부동산은 취득세를 냅니다 | 부동산은 취득세를 냅니다 |
그래서 합의서에는 받는 재산이 재산분할인지 위자료인지 나눠 적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만 혼인 기간이나 기여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재산을 재산분할 명목으로 넘기면, 넘치는 부분을 증여로 보아 과세할 수 있습니다.
부동산·현금·주식별 세금 기준은 이혼 재산분할 세금 기준에서 자세히 확인해보세요.
협의이혼 재산분할, 서명 전에 검토를 받아야 하는 경우
재산이 예금 몇 개뿐이고 두 사람 모두 내용을 다 알고 있다면 직접 합의서를 써도 됩니다.
하지만 아래 중 하나라도 해당하면, 서명하기 전에 변호사 검토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상대방이 재산 내역을 다 보여주지 않는 것 같습니다.
협의 단계에서는 상대방 재산을 강제로 확인할 방법이 없고, 법원의 재산명시·재산조회는 재산분할 사건이 법원에 가야 쓸 수 있습니다.대출이 남은 집이나 상가를 한쪽이 가져가기로 했습니다.
사업체 지분, 비상장주식, 퇴직연금처럼 값을 매기기 어려운 재산이 있습니다.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한 금액으로 뭉뚱그려 정했습니다.
상대방이 "오늘 안에 서명하라"며 서두르거나, 서명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고 압박합니다.
마지막 경우처럼 압박을 받아 서명한 합의는 나중에 취소를 다툴 여지가 있습니다.
실제로 대법원 사건에서도 강박으로 맺은 재산분할 합의가 취소되어, 그 합의로 넘어간 부동산 등기를 말소해야 한다는 원심 판단이 그대로 유지되었습니다 (대법원 2001다14061 판결).
다만 취소를 인정받으려면 압박이 있었다는 증거가 필요하므로, 처음부터 서명하지 않는 편이 훨씬 수월합니다.
위와 같은 상황이시라면 법무법인 이현이 합의서 초안과 재산 구성을 검토해 대응 방향을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협의이혼을 먼저 하고 재산분할은 나중에 해도 되나요?
됩니다. 다만 이혼한 날부터 2년 안에 합의하거나 가정법원에 청구해야 합니다. 2년이 지나면 재산분할을 요구할 권리가 사라집니다.
Q2. 재산분할 합의서를 쓴 뒤 이혼소송으로 가게 되면 그 합의서는 어떻게 되나요?
효력이 생기지 않습니다. 협의이혼을 전제로 쓴 합의서는 협의이혼이 실제로 이루어진 경우에만 효력이 있습니다. 소송이나 조정으로 이혼하면 재산분할을 새로 정해야 합니다.
Q3. 재산분할 합의서에 정해진 양식이 있나요?
없습니다. 다만 재산 목록, 귀속, 정산금 지급 방법, 부동산 이전, 대출 부담, 위자료와의 구분은 빠짐없이 적는 것이 좋습니다.
Q4. 협의이혼 재산분할 비율을 법원 기준과 다르게 정해도 되나요?
됩니다. 두 사람이 합의한 비율이 그대로 효력을 가집니다. 다만 기여에 비해 지나치게 많은 재산을 넘기면, 넘치는 부분에 증여세가 나올 수 있습니다.
Q5. 상대방이 재산을 숨기는 것 같으면 어떻게 하나요?
협의 단계에서는 상대방 재산을 강제로 확인할 방법이 없습니다.
이 경우 합의서에 서명하지 말고 가정법원에 재산분할을 청구하는 방법을 검토하세요. 법원은 필요하면 상대방에게 재산목록을 제출하라고 명할 수 있습니다 (가사소송법 제48조의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