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확인하실 것 3가지
카드로 쓴 돈이 어디에 들어갔는지 (식비·병원비·공과금인지, 그 밖의 것인지)
갚기 어려워진 시점 이후에 한 대출이나 신용거래가 있는지
채권자와 채무 금액을 빠짐없이 파악하고 있는지
카드 돌려막기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면책이 막히지는 않습니다. 아래에서 보실 사건은 채권자목록의 사용처 칸에 '생활비, 채무변제'라고 적어서 냈습니다. 법원은 면책을 허가했습니다.
카드 돌려막기란 한 카드의 결제일을 맞추려고 다른 카드의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쓰는 것을 말합니다. 신용카드 돌려막기, 대출 돌려막기, 현금서비스 돌려막기도 구조는 같습니다. 빚으로 빚을 막는 것이라 원금은 그대로인 채 이자만 늘어납니다.
지금 이 글을 보고 계신 분이라면 결제일이 다가오는 게 두려우실 겁니다. 그리고 밤잠을 설치게 만드는 걱정은 대개 두 가지입니다.
"내가 쓴 돈을 못 갚고 파산을 신청하면, 카드사를 속인 사기꾼이 되는 건 아닐까?”
"돌려막기를 하다가 파산하면 면책이 안 된다던데, 평생 빚을 지고 살아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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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확인하실 것 3가지
카드로 쓴 돈이 어디에 들어갔는지 (식비·병원비·공과금인지, 그 밖의 것인지)
갚기 어려워진 시점 이후에 한 대출이나 신용거래가 있는지
채권자와 채무 금액을 빠짐없이 파악하고 있는지
저희가 맡았던 사건입니다. 의뢰인의 신원이 드러나지 않도록 채권자명과 개인정보는 모두 가렸습니다.
채권자목록상 채무는 지연이자 포함 약 7,861만 원이었고, 법원은 면책허가결정을 했습니다.
파산을 선고하고 파산관재인을 선임해 조사한 뒤, 채권자들에게 나눠줄 재산이 절차 비용에도 못 미친다고 보아 파산폐지결정을 했고 같은 날 면책을 허가했습니다.
시작은 어머니의 병이었습니다. 미리 들어둔 보험이 있었지만 고지의무 위반을 이유로 해지되면서 치료비를 부부가 떠안게 됐습니다. 병원 응급실 가까운 곳으로 옮기느라 담보대출도 받았습니다.
그다음이 문제였습니다. 의뢰인은 건강 문제로 일을 그만두게 됐고 배우자 소득까지 줄었습니다. 그때부터 카드 현금서비스로 생활비를 메우기 시작했습니다. 한 달만 넘기자던 것이 몇 년이 됐습니다.
담보대출이 있어 은행에서는 더 빌릴 수 없었습니다. 남은 건 현금서비스와 리볼빙이었고, 그 기록 때문에 신용도가 떨어지자 이번에는 고금리 대출밖에 선택지가 없었습니다.
어린아이 둘을 학원에 맡겨 놓고 일을 다녔지만 갚는 속도가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의뢰인은 그 시기를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것 같았다고 표현했습니다.
채권자 10곳
남은 원금 약 7,603만 원, 지연이자 포함 약 7,861만 원
사용처가 적힌 9건 전부 생활비, 채무변제
'채무변제'라고 적힌 것이 돌려막기입니다. 저희는 이걸 숨기지 않고 그대로 적어서 냈습니다.
| 채권자 | 발생 원인 | 사용처 | 남은 원금 |
|---|---|---|---|
| 보험사 A | 금원 차용 | 생활비, 채무변제 | 약 257만 원 |
| 대부업체 B | 금원 차용 | 생활비, 채무변제 | 약 1,733만 원 |
| 캐피탈 C | 금원 차용 | 생활비, 채무변제 | 약 1,472만 원 |
| 저축은행 D | 금원 차용 | 생활비, 채무변제 | 약 587만 원 |
| 보증재단 E | 보증 | 저축은행 D 보증 | 미정 |
| 캐피탈 F | 금원 차용 | 생활비, 채무변제 | 약 1,890만 원 |
| 저축은행 G | 금원 차용 | 생활비, 채무변제 | 약 300만 원 |
| 카드사 H | 신용카드 이용 | 생활비, 채무변제 | 약 504만 원 |
| 카드사 I | 신용카드 이용 | 생활비, 채무변제 | 약 693만 원 |
| 카드사 J | 신용카드 이용 | 생활비, 채무변제 | 약 167만 원 |
| 남은 원금 합계 | 약 7,603만 원 | ||
| 지연이자 포함 총액 | 약 7,861만 원 | ||
법에는 '돌려막기를 하면 면책이 안 된다'는 조항이 없습니다. 면책을 허가하지 않는 사유가 법에 정해져 있고, 법원은 그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면책을 허가해야 합니다.
돌려막기 사건에서는 주로 제2호와 제6호를 봅니다.
제6호가 말하는 것은 과다한 낭비나 도박, 그 밖의 사행행위로 재산을 크게 줄였거나 감당 못 할 빚을 진 경우입니다. 법원은 카드를 많이 썼다는 것만 보지 않습니다.
그 돈이 어디에 들어갔는지, 그리고 그 사람 형편에 비해 얼마나 큰 돈이었는지를 같이 봅니다.
낭비·사행행위로 문제될 여지가 큰 쪽 | 통상적인 생활 지출로 설명되는 쪽 |
|---|---|
형편에 비해 과한 명품 구입, 유흥비 | 식비, 월세, 공과금 |
도박, 사행성 게임 | 치료비, 간병비 |
과도한 주식·가상자산 투기 | 통상적인 자녀 양육비, 교육비 |
사치성 여행, 고액 소비 | 기본적인 주거·생활 유지비 |
법에 '생계형 채무'라는 별도의 면책 카테고리가 있는 건 아닙니다. 위 표는 실무에서 대체로 어느 쪽으로 갈리는지를 정리한 것이고, 같은 항목이라도 금액과 당시 형편에 따라 평가가 달라집니다.
기존 대출 이자를 갚은 돈은 어떨까요. 이건 쓴 게 아니라 빚을 갚은 것이라 위 표로는 나뉘지 않습니다. 대신 뒤에서 볼 제2호를 판단할 때 사용처의 하나로 봅니다.
파산선고 전 1년 안에 한 신용거래는 따로 봅니다. 이미 빚을 정상적으로 갚기 어려운 상태인데도 그 사실을 상대방에게 속이거나 감추고 돈이나 재산을 얻었다면 면책에서 문제가 됩니다.
법에서는 이 지급곤란 상태를 '파산의 원인인 사실'이라고 부릅니다.
여기서 오해하기 쉬운 데가 있습니다. '속이거나 감추고'는 파산신청서에서 법원에 숨긴다는 뜻이 아닙니다.
돈을 빌리거나 카드를 쓰던 그 시점에, 상대방인 채권자에게 자기 상태를 속이거나 감췄는지를 말합니다. 나중에 신청서에 사실대로 적는 것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지급불능 상태였다는 것만으로 판단할 수 없다고 봅니다. 돌려막기에 썼다는 것만으로 제2호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결정을 파기한 사례가 있습니다.
돈을 빌릴 때 채권자에게 뭐라고 말했는지, 채권자가 사정을 알면서도 높은 이자를 얻으려고 빌려준 것인지, 전체 빚에서 그 돈이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인지, 새 대출인지 기존 거래의 연장이나 갱신인지, 그 돈을 어디에 썼는지까지 함께 살펴야 한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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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가 있어도 면책될 수 있습니다
위 사유가 있더라도 끝은 아닙니다. 법원은 파산에 이르게 된 경위와 그 밖의 사정을 고려해 면책을 허가할 수 있습니다.
이를 법률에서는 재량면책이라고 합니다.
결정문에는 "면책불허가사유에 해당하는 사실이 인정되지 아니한다"고만 적혀 있습니다. 구체적인 이유를 하나씩 밝히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제출한 자료를 앞의 기준에 대보면 세 가지가 눈에 띕니다.
첫째, 돈이 어디로 갔는지가 분명했습니다.
치료비, 간병비, 주거비, 자녀 양육비, 기존 대출 상환이었습니다. 명품이나 유흥, 도박, 투기성 거래는 자료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제6호가 말하는 낭비와 거리가 멉니다.
둘째, 법원에 숨긴 것이 없었습니다.
사용처 칸에 '생활비, 채무변제'라고 적었고, 진술서에는 빚이 늘어난 과정을 시간 순서대로 썼습니다. 어느 채권자에게 얼마를 빌려 어디에 썼는지가 서류에 그대로 남았습니다. 허위 서류 제출은 그 자체가 별도의 면책불허가사유입니다.
셋째, 갚을 수 없게 된 뒤에는 새 거래가 없었습니다.
신청서 해당 항목에 '없음'으로 적었고, 일부 채권자에게만 따로 갚은 사실도 없었습니다. 제2호가 파산선고 전 1년 안의 신용거래를 문제 삼는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카드값을 못 갚게 된 게 부끄러워 돌려막기를 감추고 싶어 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사실대로 적은 것이 오히려 돈의 흐름을 설명하는 자료가 됐습니다.
"고객님, 갚을 능력도 없으면서 카드 쓰신 거면 사기죄인 거 아시죠? 경찰서 가셔야 합니다.”
추심 과정에서 이런 말을 듣고 상담을 오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면책 여부와 사기죄 성립 여부는 다른 문제이고, 판단 기준도 다릅니다.
먼저 내 위치를 대략 잡아보시면 좋겠습니다.
사기죄로 보기 어려워지는 쪽 | 사기죄가 문제 되는 쪽 |
|---|---|
카드를 쓸 당시 소득이 있었다 | 이미 갚을 방법이 사실상 없었다 |
그동안 실제로 갚아왔다 | 연체와 빚이 쌓인 뒤에도 계속 썼다 |
그 뒤에 실직·폐업·소득 감소가 생겼다 | 소득이나 재산을 사실과 다르게 알리고 거래했다 |
사기죄에서 중요한 건 카드를 쓰거나 돈을 빌릴 그때 갚을 의사와 능력이 있었느냐입니다.
찾기쉬운 생활법령정보는 이 문제에 관해 대법원 2004. 7. 22. 선고 2004도3146 판결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채무초과 상태인 사람도 앞으로의 신용을 담보로 카드를 쓸 수 있고, 카드를 쓸 때마다 자기 신용상태를 카드회사에 알릴 의무는 없습니다. 그러니 단순히 채무초과 상태에서 카드를 썼다는 것만으로는 카드회사에 대한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카드를 쓸 당시 소득이 있었고 갚을 계획도 현실적이었다면, 그 뒤 실직이나 폐업으로 연체가 시작됐다는 것은 속일 마음이 없었다고 볼 근거가 됩니다.
대법원은 일시적으로 자금이 부족해 잠깐 못 갚게 된 상황과, 이미 빚이 과도하게 쌓여 카드 대금을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를 나눠 봤습니다. 후자에 이르렀는데도 계속 카드를 썼다면 사기죄가 문제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주의하실 점이 있습니다. 카드를 처음 만들 때만 보는 게 아닙니다. 발급 당시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더라도, 그 뒤 빚이 쌓여 갚을 수 없는 상태가 된 다음에도 계속 썼다면 그 시점의 사용을 따로 봅니다.
갚고 싶었다는 마음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당시 소득이 얼마였는지, 빚이 얼마나 쌓여 있었는지, 실제로 얼마나 갚아왔는지, 추가로 어떻게 빌렸는지를 놓고 법원이 판단합니다.
지인이나 대부업체에서 직접 돈을 빌렸다면, 빌릴 때 어떤 말을 했는지와 실제 형편을 함께 봅니다.
카드 사용과 직접 차용은 거래 방식이 다르고 문제 되는 기망 내용도 다릅니다. 고소장을 받으셨다면 어느 쪽인지부터 확인하셔야 합니다.
🔗 차용사기와 카드 관련 사기죄, 처벌 기준과 대응 전략
생계비로 썼다면 법원이 그걸 낭비라고 보지는 않습니다. 다만 파산을 염두에 두고 계시다면, 아래 두 가지는 성격이 다르니 나눠서 보셔야 합니다.
갚기 어려운 상태를 속이거나 감추고 대출이나 신용거래를 했다면 문제가 됩니다.
이미 연체가 시작돼 갚기 어렵다는 걸 알면서 큰 대출을 받는 것
소득이나 재산을 사실과 다르게 적어 대출을 받는 것
앞서 본 대법원 결정처럼, 지급불능 상태였다는 것만으로 바로 이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새 대출인지 기존 거래의 연장이나 갱신인지도 함께 봅니다. 그러니 최근 1년 안에 신용거래가 있다면 그 경위를 정리해 두시는 편이 좋습니다.
이건 위와 다른 문제입니다.
카드나 할부로 산 물건을 현저히 낮은 가격에 처분하는 것
재산을 가족이나 지인 명의로 옮겨 숨기는 것
두 행동은 서로 다른 면책불허가사유가 문제 됩니다. 다만 가족 명의로 재산을 옮겼다는 사실만으로 바로 면책이 막히지는 않습니다. 재산을 숨기거나 채권자에게 불리하게 넘기려는 목적이 있었는지, 그리고 구체적인 경위가 어땠는지를 함께 봅니다.
"파산 신청하면 빚이 없어지는 거죠?"라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정확히는 그렇지 않습니다. 파산선고만 받고 면책을 받지 못하면 빚은 그대로 남습니다. 앞의 사건에서 파산폐지결정과 면책허가결정이 같이 나왔다는 게 중요한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면책을 받으면 파산채권자에게 지고 있던 빚을 갚을 책임이 사라집니다. 나중에 돈을 많이 벌게 되더라도 채권자가 청구할 수 없습니다.
다만 전부는 아닙니다. 조세, 벌금, 고의로 가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양육비 등은 면책을 받아도 갚을 책임이 남습니다. 이를 법률에서는 비면책채권이라고 합니다.
특히 제7호를 눈여겨보셔야 합니다. 알고 있는 채권자를 채권자목록에서 빼면 그 빚은 면책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채권자목록을 빠짐없이 쓰는 일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면책결정이 확정되면 면책된 빚을 근거로 채권자가 새로 압류를 걸 수 없습니다. 압류가 걱정돼 다른 사람 명의 통장을 쓰고 계셨다면 본인 명의 계좌를 정상적으로 쓰실 수 있습니다.
⚠️
주의: 이미 계좌나 급여에 들어와 있는 압류는 면책이 확정되도 저절로 풀리지 않습니다.
면책결정정본과 확정증명원 등을 갖춰 집행법원에 따로 압류해제를 신청하셔야 합니다. 이걸 모르고 기다리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족 병원비와 생활비를 마련하려고 카드를 돌려 썼다는 것만으로 사기죄가 되거나 면책이 막히지는 않습니다. 중요한 건 그 돈이 어디로 갔는지, 그리고 카드를 쓰고 대출을 받던 그때 실제로 갚을 수 있는 형편이었는지입니다.
결국 언제, 어디에, 얼마를 썼는지입니다. 카드 이용내역과 대출 내역을 시간 순서로 맞춰보면 윤곽이 잡힙니다.
최근 카드·대출 사용 내역이 낭비로 분류될 여지가 있는지
갚기 어려워진 시점을 언제로 볼 것인지
그 시점 이후, 그리고 최근 1년 안에 문제될 만한 신용거래가 있는지
파악하지 못한 채권자가 남아 있는지
개인회생과 개인파산 중 어느 쪽이 맞는지
카드 이용대금명세서 (최근 1년)
대출 관련 서류
소득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
병원비 등 큰 지출이 있었다면 그 영수증
Q. 카드 돌려막기를 했는데 채권자목록에 사실대로 적어도 되나요?
사실대로 적으셔야 합니다. 사실과 다르게 적으면 허위 서류 제출이 별도의 면책불허가사유가 됩니다.
Q. 카드 돌려막기를 하면 무조건 면책이 안 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대법원도 돌려막기에 썼다는 것만으로 면책불허가사유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 결정을 파기한 바 있습니다.
Q. 이미 사기죄로 고소장이 접수됐는데 파산 신청이 가능한가요?
신청 자체는 가능하고, 형사절차와 파산·면책절차는 따로 진행됩니다. 다만 사기가 인정돼 손해배상채권이 생기면 비면책채권이 될 수 있으니 고소 내용을 함께 검토해야 합니다.
Q. 카드값 연체 중인데 지금이라도 대출로 정리하는 게 낫지 않나요?
파산을 염두에 두고 계시다면 신중하셔야 합니다. 파산선고 전 1년 안의 신용거래는 따로 따지게 되니, 정리 목적이라도 먼저 상담을 받아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Q. 면책을 받으면 신용카드를 다시 만들 수 있나요?
법원이 면책 확정 사실을 한국신용정보원에 통보하면 연체정보 해제 절차가 진행되고, 실제 반영까지는 시간 차가 있습니다. 면책 사실 자체는 일정 기간 기록으로 남아 신용거래 재개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법률 검토 : 법무법인 이현 채권·집행 전담팀
보통의 사람을 위한 로펌, 법무법인 이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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