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사 소송을 진행하다 보면 법원으로부터 ‘조정을 갈음하는 결정’이라는 등기 우편을 받게 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를 실무에서는 ‘강제조정’이라고 합니다.
이 결정문을 받고 "항소도 못 한다는데 이대로 확정되는 것이냐"며 당황해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강제조정은 법원이 내리는 일방적인 통보가 아니라 소송의 효율적인 종결을 위한 중재안입니다.
다만, 결정문을 송달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대응하지 않으면 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발생하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강제조정이란?
강제조정은 당사자 간의 합의가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 재판부가 사건의 기록과 정황을 살펴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는 제도입니다.
일반 조정: 당사자가 조정 현장에서 합의서에 서명해야 성립합니다.
강제조정: 당사자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법원이 결정문을 보냅니다. 결정문을 받은 뒤 2주(14일) 동안 이의신청이 없으면 그대로 확정됩니다.
구분 | 일반 조정 (서로 합의) | 강제조정 (법원의 제안) | 일반 판결 (재판부의 선고) |
|---|---|---|---|
확정되는 시점 | 현장에서 서명 즉시 | 편지 받고 14일 뒤 | 판결 후 14일 뒤 |
반대하고 싶을 때 | 현장에서 거부 가능 | 이의신청 | 항소 (다시 재판하기) |
※ 강제조정에 불복하고 싶다면 항소가 아니라 이의신청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이의신청이 접수되면 사건은 다시 통상의 재판 절차로 돌아가 판결을 기다리게 됩니다.
주로 어떤 사건에서 이런 결정이 나오나요?
실제로 제가 상담 현장에서 접하는 사건들 중, 특히 다음과 같은 유형에서 강제조정이 빈번하게 활용됩니다. 주로 '법적 책임은 어느 정도 명확하지만, 구체적인 지급 금액이나 시기에 대해 다툼이 있는 경우' 재판부가 중재안을 내놓는 것이지요.
가맹대금 반환 분쟁: 본사와 가맹점주 간의 계약 해지에 따른 정산금 문제.
공사대금 청구 사건: 추가 공사비나 하자 보수비용 산정으로 인해 금액이 복잡하게 얽힌 경우.
임대차 보증금 반환 소송: 원상복구 비용 공제 문제로 임대인과 임차인이 대립할 때.
투자금 반환 청구 사건: 손실 보전 약정의 유무나 투자 성격 여부에 따라 원금 반환 범위를 정할 때.
이런 사건들은 끝까지 판결로 가기보다, 적절한 선에서 조정을 확정 짓는 것이 양측 모두에게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이득이 될 때가 많습니다.
받아들일지 말지,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요?
1. 청구 금액 인용 비율과 실익 계산
내가 요구한 금액의 80~90%가 인정되었다면, 나머지 10%를 더 받기 위해 다시 1년 가까운 시간을 소송에 쏟는 것이 이득인지 따져봐야 합니다. 판결로 갔을 때 조정안보다 나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희박하다면 수용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2. 지연손해금(연체 이자)의 적정성
원금뿐만 아니라 돈을 늦게 줘서 붙는 '지연손해금'이 법리에 맞게 계산되었는지 검토해야 합니다. 이자 계산 방식이나 기산점에 따라 실질적인 수령액 차이가 수백에서 수천만 원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3. 소송 장기화 리스크와 스트레스
이의신청을 하면 소송 기간은 최소 수개월에서 1년까지도 늘어납니다. 추가적인 변호사 비용, 재판 출석의 번거로움, 그리고 무엇보다 소송이 길어짐에 따라 겪게 될 심리적 소모를 고려해야 합니다.
4. 상대방의 자력과 집행의 신속성
상대방이 지금 당장 줄 돈이 있다면, 판결까지 기다리다 상대방이 재산을 빼돌리는 것보다 지금 조정을 확정 짓고 빠르게 압류 등 강제집행에 착수하는 것이 훨씬 전략적일 수 있습니다.
강제조정 확정 후, 실질적 회수 절차
강제조정이 확정되었음에도 상대방이 이행하지 않는다면 다음의 법적 절차를 밟아야 합니다.
단계 | 절차명 | 주요 내용 |
|---|---|---|
Step 1 | 확정 여부 확인 | 상대방의 이의신청 여부를 전자소송 시스템을 통해 최종 확인합니다. |
Step 2 | 집행 권원 확보 | 법원으로부터 확정증명원과 송달증명원을 발급받습니다. (집행 필수 서류) |
Step 3 | 집행문 부여 신청 | 결정문에 강제력을 부여하는 집행문을 부여받아 압류 요건을 갖춥니다. |
Step 4 | 재산조회 및 강제집행 | 예금, 부동산, 채권 등을 조사하여 압류 및 추심명령 또는 경매를 진행합니다. |
Step 5 | 채권 회수 | 압류 자산으로부터 실제 현금을 수령하여 소송의 모든 과정을 종결합니다. |
왜 변호사와 상의해야 하나요?
강제조정 결정문은 재판부가 해당 사건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중요한 지표입니다. 단순히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을 넘어, 조정안에 담긴 법리적 허점은 없는지, 혹은 판결로 갔을 때 실익이 얼마나 클지를 정확히 분석해야 합니다.
실제로 저희 법무법인 이현에서 진행했던 가맹대금 분쟁 사례에서도, 상대방이 합의서의 맹점을 주장하며 대금 지급을 거부했으나 강제조정 과정에서 법리적 오류를 바로잡아 원금과 지연이자를 모두 확보한 바 있습니다.
결정문을 받으셨다면 14일이라는 기한을 엄수하여 전문가의 진단을 받으십시오. 냉철한 법리 분석만이 여러분의 소중한 자산을 지키는 유일한 방법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이의신청서는 어떻게 작성하나요?
실무상으로 결정 내용에 불복하여 이의를 신청한다는 취지만 명확히 기재하여 기한 내에 제출하면 충분합니다. 상세한 반박은 이후 재개되는 재판에서 준비서면으로 제출합니다.
Q. 14일이 지나면 정말 방법이 없습니까?
본인의 과실 없이 결정문을 송달받지 못한 특수한 상황(추완이의)이 아니라면, 14일 경과 후 결정은 확정됩니다. 이 경우 판결과 동일한 효력을 가지므로 번복이 매우 어렵습니다.
Q. 조정 후 상대가 돈을 안 주면 다시 소송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확정된 결정문은 그 자체로 집행력이 있습니다. 별도의 소송 없이 즉시 강제집행 절차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