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자기 날아온 손해배상 소장,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법원에서 온 등기우편을 뜯는 순간, 머릿속이 하얘집니다.
"피고. 손해배상청구의 소."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했는데 누군가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청구하고 있습니다. 계약을 위반했다거나, 거짓말로 재산 손해를 입혔다는 주장입니다.
사업 파트너와 틀어지면서 시작된 일일 수도 있고, 계약서 해석이 달라서 생긴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송이 시작되면 일상이 무너집니다. 업무에 집중할 수도 없고, 연구나 사업도 제대로 못합니다.
그런데 원고가 소송을 제기했다고 해서 그 사람 말이 다 맞는 건 아닙니다. 손해배상청구 방어는 단순히 '아니다'라고 부정하는 게 아닙니다. 법리적 근거를 찾고 객관적 증거로 상대방 주장을 무너뜨려야 합니다.
제대로 된 방어 전략이 있으면, 피고도 이길 수 있습니다.
손해배상청구 방어의 핵심 포인트
손해배상 책임이 인정되려면 민법상 네 가지 요건이 갖춰져야 합니다.
가해행위가 있어야 하고, 고의나 과실이 있어야 합니다. 실제 손해가 발생했어야 하고, 가해행위와 손해 사이에 인과관계도 필요합니다. 이 중 하나만 무너져도 원고의 청구는 기각됩니다.
계약 위반을 주장한다면요? 먼저 계약상 의무가 진짜 존재했는지부터 따져봐야 합니다. 계약서에 없는 의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습니다. 반대로 상대방이 먼저 계약을 위반한 상황도 있고요.
사기나 기망을 이유로 청구했으면 더 까다롭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적극적으로 거짓말을 해서 재산상 손해를 입혔다는 걸 입증해야 합니다.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기망이 되는 건 아닙니다.
손해액도 중요합니다. 원고가 주장하는 손해가 진짜 발생했는지, 그 금액이 합리적인지 봐야 합니다. 과장되거나 인과관계 없는 손해까지 청구하는 일이 흔합니다.
그럼 실제 사건에서는 어떻게 적용될까요?
실제 사례: 9,868만 원 청구 전액 기각 성공기
대학교수 한 분이 찾아오셨을 때 상황은 심각했습니다.
바이오 벤처기업의 연구소장으로 임원 계약을 맺었던 분인데, 갑자기 9,868만 원 손해배상 소송을 당했습니다. 회사는 교수님이 특허 이전과 연구과제 이관을 약속했는데 지키지 않았고, 연구설비 계약금 4,600만 원을 포함해서 거의 1억 원을 편취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형사 고소까지 같이 진행하면서 압박했습니다.
연구에만 몰두해온 교수님한테는 청천벽력이었죠. 명예가 훼손되고 연구 활동도 위협받는 상황. 사실관계를 검토해보니까 회사 측 주장에 허점이 많았습니다.
손해배상청구 방어 전략을 세 방향으로 세웠습니다.
첫 번째로 기망 사실이 없다는 점을 밝혔습니다. 특허권자는 대학교 산학협력단이었어요. 교수님이 개인적으로 특허를 이전할 권한 자체가 없었습니다. 사업계획서는 연구역량을 소개하려고 만든 자료였을 뿐 확약은 아니었습니다.
두 번째는 계약 내용의 정당성입니다. 근로계약서를 보면 근무지가 연구센터였고요, 연구소장이라는 직위 특성상 출퇴근 시간이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회사가 주장한 '주 5일 본사 근무 의무'는 계약서 어디에도 없었고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요구였습니다.
세 번째로 회사 측의 계약 위반을 부각시켰습니다. 약속한 급여와 연구비를 제대로 안 줬고,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한 쪽은 회사였습니다. 연구설비 계약금 4,600만 원은 4억 6,000만 원 상당 설비 양도계약에 따른 정당한 대가였고요.
서울남부지방법원은 "원고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도 원고 부담. 법원은 기망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부족하고, 채무불이행 사유도 없으며, 계약 해지 절차도 부적법하다고 봤습니다.
경찰 수사에서도 혐의없음 불송치 결정이 나왔습니다.
억울한 상황에서도 체계적인 손해배상청구 방어가 있으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사례입니다. 근데 실전에서는 실수하기 쉬운 부분들이 있습니다.
👉 이현 성공사례｜1억 원에 가까운 부당청구 막아낸 사례
손해배상청구 방어 시 흔히 하는 실수들
많은 피고들이 감정적으로 대응합니다.
"나는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소송을 당해야 해"
억울해서 답변서를 감정적으로 씁니다. 법정은 감정이 아니라 증거와 법리로 말하는 곳입니다.
늦게 대응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소장을 받고도 "어차피 내가 이기겠지" 생각하면서 답변서 제출 기한을 넘기는 경우가 있습니다. 기한을 안 지키면 불리하게 봅니다.
증거 관리도 중요합니다. 계약서, 이메일, 문자메시지, 통화 내역이 다 증거가 됩니다. 막상 필요할 때 못 찾거나 이미 삭제한 경우가 많습니다.
상대방 주장을 무시하는 것도 위험합니다.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치부하지 말고 하나하나 법리적으로 반박해야 합니다. 황당한 주장이라도 제대로 대응을 안 하면 법원이 인정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혼자 해결하려는 게 가장 큰 실수입니다. 법률 지식 없이 인터넷 검색만으로 답변서를 쓰면 오히려 불리한 내용을 자백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변호사가 필요한 이유
손해배상청구 방어에는 전문성이 필요합니다.
변호사는 법정에서 말만 대신해주는 사람이 아닙니다. 사건의 본질을 파악하고, 법리적 쟁점을 찾고, 유리한 판례와 법령을 적용해서 전략을 짜는 전문가입니다.
손해배상 사건은 민법, 상법, 형법 등 여러 법률 지식이 필요합니다. 어떤 증거가 유리한지, 어떤 주장이 설득력 있는지 판단하려면 판례 연구와 소송 경험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시간도 중요합니다. 소송은 빠른 초기 대응이 승패를 가릅니다. 첫 답변서에서 어떤 방어 논리를 펼치느냐에 따라 이후 재판 흐름이 결정됩니다. 전문 변호사라면 핵심 쟁점을 빠르게 파악하고 체계적인 대응 전략을 세웁니다.
심리적 안정감도 줍니다. 소송은 긴 싸움입니다. 혼자 감당하기엔 무겁고, 전문가의 조력이 없으면 불안감만 커집니다. 신뢰할 수 있는 변호사가 있으면 일상생활에 집중하면서도 소송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FAQ)
Q. 손해배상 소장을 받았는데 답변서를 꼭 제출해야 하나요?
답변서 제출은 필수입니다. 제출을 안 하면 원고의 주장을 인정하는 것으로 간주될 수 있고요, 이후 변론에서도 불리한 위치에 놓입니다. 법원이 정한 기한 안에 체계적인 답변서를 제출해야 제대로 된 손해배상청구 방어가 가능합니다.
Q. 상대방이 형사 고소까지 병행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요?
민사와 형사는 별개의 절차입니다. 형사 고소는 압박 수단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지만, 실제로 범죄가 성립하지 않으면 무혐의 처분을 받습니다. 두 절차를 병행 대응하되, 형사에서 무혐의나 불송치 결정을 받으면 민사 소송에서도 유리한 증거가 됩니다.
Q. 원고가 청구한 손해액이 너무 과장된 것 같은데, 반박할 수 있나요?
가능합니다. 원고는 손해액을 구체적으로 입증할 책임이 있습니다. 손해액 산정 근거가 불분명하거나 과장됐으면 이를 지적하고, 실제 손해가 없거나 적다는 점을 증거로 제시해야 합니다. 손해배상청구 방어에서 손해액 다툼은 매우 중요한 쟁점입니다.
Q. 소송이 진행 중인데 합의를 제안받았습니다. 어떻게 판단해야 할까요?
합의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소송에서 이길 가능성이 높으면 굳이 합의를 안 해도 되지만, 시간과 비용을 고려해서 합리적인 선에서 합의하는 것도 전략입니다. 변호사와 상담해서 승소 가능성, 예상 소송 기간, 합의 조건의 적정성을 종합적으로 판단하는 게 좋습니다.
손해배상 소장을 받았다면 심호흡부터 하시기 바랍니다.
당황하는 게 당연하지만, 감정적인 대응은 상황을 악화시킵니다. 지금 필요한 건 냉정한 판단과 체계적인 대응입니다.
먼저 소장을 꼼꼼히 읽어보십시오. 원고가 무엇을 주장하는지, 어떤 증거를 제시했는지 파악하는 게 첫걸음입니다. 그 다음 관련 자료를 다 찾으십시오. 계약서, 이메일, 문자, 통화 내역, 입금 증빙까지 모두 증거가 됩니다.
혼자 판단하지 마십시오. 전문 변호사와 상담하는 게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흐릅니다. 답변서 제출 기한은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더 늦기 전에 지금 바로 움직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