갚겠다는 말만 믿고 기다리기엔 너무 위험한 이유
"사장님, 자금 사정이 풀리는 대로 바로 입금하겠습니다."
수개월째 희망 고문처럼 들려오는 이 말을 믿고 기다리는 동안, 채권자의 속은 타들어 갑니다. 단순히 자금 융통이 늦어지는 것이라면 차라리 다행입니다. 가장 두려운 상황은 채무자가 줄 돈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줄 돈을 다른 곳으로 빼돌리는 상태일 때입니다.
채무자가 소유한 아파트나 땅은 처분하려면 등기 절차를 거쳐야 해서 시간이 걸리고, 채권자 눈에도 비교적 쉽게 띕니다. 하지만 자동차는 다릅니다. 중고차 시장에 내놓으면 불과 하루 이틀 만에도 현금화가 가능하고, 명의를 다른 사람에게 넘겨버리면 추후 소송에서 이겨도 집행할 재산이 사라지게 됩니다.
그래서 소송을 시작하기 전, 혹은 동시에 반드시 채무자의 재산을 묶어두는 조치가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오늘 이야기할 자동차 가압류입니다. 저희 법무법인 이현에서 진행했던 실제 사건을 통해 이 절차가 떼인 돈을 받는 데 얼마나 결정적인 역할을 했는지 보여드리겠습니다.
[실제 사례] "새 회사를 만들어 자산을 옮기고 있습니다"
화물 운송 주선업을 하시는 의뢰인께서 다급하게 저희를 찾아오셨습니다.
사건의 정황
의뢰인은 채무자 회사에 화물차를 배차해주며 성실히 거래해왔습니다. 하지만 채무자는 어느 순간부터 운송료 지급을 미루기 시작했고, 미수금은 3,100만 원이 넘어가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는 따로 있었습니다. 채무자가 변제를 미루는 동안, 뒤로는 다른 이름의 별도 법인을 설립해 기존 회사의 자산을 빼돌리고 있다는 정황이 포착된 것입니다. 의뢰인은 채무자 명의로 남은 것이라곤 화물차 몇 대뿐인데, 이마저도 새 법인으로 명의를 넘기거나 팔아버릴까 봐 전전긍긍하고 계셨습니다. 만약 그렇게 되면 나중에 재판에서 이겨도 돈을 받을 길이 막막해지는 상황이었습니다.
법무법인 이현의 대응
저희는 지체 없이 본안 소송(운송료 청구)과 동시에 자동차 가압류 신청에 들어갔습니다. 채무자가 소유한 1톤 트럭과 마이티 트럭을 특정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건 속도와 보전의 필요성 입증이었습니다. 단순히 돈을 못 받았다는 사실을 넘어, "지금 이 차를 가압류하지 않으면 채무자가 별도 법인을 통해 재산을 은닉하고 있어 추후 집행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을 재판부에 강력하게 주장했습니다.
결과
부동산보다 자동차 가압류를 권하는 이유
위 사례처럼 채무자가 마음만 먹으면 가장 손쉽게 처분할 수 있는 자산이 자동차입니다. 반대로 말하면, 자동차 가압류는 채무자에게 가장 즉각적인 불편함을 주는 수단이기도 합니다.
첫째, 심리적, 실질적 압박이 큽니다.
자동차등록원부에 가압류가 등재되는 순간, 채무자는 이 차를 팔 수도 없고 이 차를 담보로 대출을 받을 수도 없습니다. 특히 운송업이나 유통업을 하는 채무자에게 영업용 차량이 법적으로 묶인다는 것은 사업 운영에 큰 차질을 빚는다는 뜻입니다.
둘째, 비용 대비 효율이 높습니다.
부동산 가압류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진행할 수 있으면서도, 채무자를 협상 테이블로 나오게 만드는 강력한 카드가 됩니다.
하지만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법원은 채권자의 신청을 무조건 받아주지 않습니다. 무분별한 가압류로 인해 채무자가 입을 피해를 고려하여, '왜 굳이 가압류까지 해야 하는지'를 매우 깐깐하게 심사하는 추세입니다.
신청서만 낸다고 끝이 아닙니다 (핵심은 담보와 속도)
"신청서만 잘 쓰면 되는 것 아닌가요?"라고 묻는 분들이 계시지만, 실무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두 개 있습니다.
첫째, 현금 공탁의 부담을 줄여야 합니다.
법원은 가압류 결정을 내리기 전, 채무자가 입을 수 있는 손해를 대비해 채권자에게 담보를 제공하라고 명령합니다. 이때 법원이 전액 현금 공탁을 명령하면 수백만 원의 목돈이 법원에 묶이게 되어 채권자에게 큰 부담이 됩니다.
저희는 위 사례에서 보증보험 증권으로 담보를 대체할 수 있도록 허가를 받아내, 의뢰인이 적은 비용(보험료)만으로 가압류를 진행할 수 있도록 조치했습니다. 이것이 바로 변호사의 노하우입니다.
둘째, 채무자가 눈치채기 전에 끝내야 합니다.
이를 '밀행성'이라고 합니다. 채무자가 가압류 신청 사실을 알게 되면 결정이 내려지기 전에 차를 급하게 팔아버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채무자 모르게, 그리고 법원의 보정 명령 없이 한 번에 신속하게 결정을 받아내는 것이 생명입니다. 저희가 채무자의 법인 설립 정황을 증거로 제출해 단 5일 만에 결정을 받아낸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자동차 가압류를 하면 채무자가 차를 운행하지 못하나요?
A. 아닙니다. 가압류는 행 자체를 막는 것은 아닙니다. 채무자는 여전히 차를 타고 다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분이 불가능해지므로 채무자에게는 큰 압박이 되며, 나중에 승소 판결을 받으면 이 차를 경매로 넘겨 돈을 받을 수 있습니다.
Q. 비용은 얼마나 드나요?
A. 법원에 내는 인지대, 송달료, 등록면허세 등 실비가 발생합니다. 가장 큰 변수는 위에서 말씀드린 '담보 제공(공탁금)'인데, 이를 현금이 아닌 보증보험 증권으로 처리하는 것이 비용을 아끼는 핵심입니다.
Q. 가압류할 자동차의 번호나 정보를 정확히 알아야 하나요?
A. 네, 가압류 신청 시에는 대상을 특정해야 합니다. 법원에 제출하는 별지 목록에 자동차의 등록 번호, 차명, 차대번호, 소유자 등을 명확히 기재해야 합니다. 실제 사건에서도 구체적인 차량 정보를 특정하여 신청했습니다
망설이는 시간이 가장 큰 손해입니다
"조금만 더 기다려볼까?" 하고 고민하는 이 순간에도, 채무자는 재산을 다른 곳으로 옮기고 있을지 모릅니다. 채권 회수는 타이밍 싸움입니다. 특히 자동차처럼 이동과 처분이 쉬운 자산은 하루 차이로 결과가 완전히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희 법무법인 이현은 의뢰인의 소중한 돈을 지키기 위해, 채무자가 숨기려는 의도까지 파악하여 가장 아픈 곳을 찌르는 전략을 세우고 있습니다.
3,100만 원의 미수금, 그리고 사라질 뻔했던 트럭들.
빠른 판단과 전문가의 조력 덕분에 의뢰인은 정당한 권리를 되찾을 수 있었습니다.
지금 채무자의 변제가 차일피일 미루어지고 있다면, 더 늦기 전에 전문가와 상의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