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인에게 돈을 빌려줬던 그날을 또렷하게 기억합니다.
"고마워, 곧 갚을게."
처음에는 몇 번의 약속을 믿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날수록 연락은 뜸해졌고, 끝내는 전화조차 받지 않았습니다.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그냥 넘길 일이 아니라는 것을요.
친구였기에 법적 조치를 망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설마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고, 더 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에 결국 법적 절차를 밟게 되었습니다.
돈 안갚는 친구, 신고가 가능할까
많은 분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방법은 경찰 신고일텐데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단순히 돈을 갚지 않는 행위만으로는 형사처벌이 어렵습니다.
빌려준 돈을 받지 못한 상황은 원칙적으로 민사 영역에 속하기 때문입니다.
형법 제347조의 사기죄가 성립하려면 채무자가 처음부터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는 상태에서 돈을 빌렸다는 점, 즉 편취의 고의가 인정되어야 합니다.
사정이 나빠져서 갚지 못하는 경우, 빌릴 당시에는 갚을 능력이 있었던 경우에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신고는 답이 되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J씨도 신고가 아닌 다른 길을 선택해야 했습니다.
600만 원을 지급명령으로 회수한 J씨 사례
J씨는 지인 M씨에게 총 600만 원을 계좌이체로 빌려주었습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변제기한까지 정해 두었는데, 역시나 M씨는 기한이 지나도록 연락이 없었죠.
이때 선택한 절차가 지급명령이었습니다.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지급명령을 신청했고, 법원은 채권자가 제출한 서류만 검토한 뒤 채무자에게 일정 금액을 갚으라고 명령했습니다.
지급명령은 소송보다 빠른 절차로, 채무자가 송달받은 날부터 2주 안에 이의신청을 하지 않으면 그대로 확정됩니다.
M씨는 이의신청을 하지 않았기에, 지급명령이 확정되면서 강제집행이 가능한 상태가 되었습니다.
명령에는 원금 600만 원과 약정 이자, 그리고 독촉절차 비용 156,700원이 함께 기재되었습니다.
돈을 받기까지 거친 3단계
1단계 - 증거 정리
J씨가 가지고 있던 자료는 계좌이체 내역과 문자 메시지였습니다.
이체 일자와 금액, 변제기한을 합의한 정황, 변제를 요청한 기록을 시간순으로 묶어 법원이 한 번에 파악할 수 있도록 정리했습니다.
자료를 양으로 쌓는 것보다, 채권의 발생과 이행지체 사실이 한눈에 보이도록 구성하는 편이 효과적입니다.
2단계 - 지급명령 확정과 압류
이의신청 기간 2주가 지나자마자 채무자의 은행 계좌에 압류와 추심을 신청했습니다.
그리고 이 과정 전에 저희는 가압류를 미리 해두었습니다.
가압류 없이 지급명령만 신청하면 채무자에게 재산을 옮길 시간을 주는 셈이 됩니다. 가압류를 함께 신청하면 회수 가능성이 달라지는데, 이 부분은 👉가압류 없이 지급명령을 신청하면 안 되는 이유에 자세히 정리해 두었습니다.
3단계 - 협상
은행 압류 통지가 도달한 직후가 채무자가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시점입니다. 이 시점에 합의를 제안했고, 추가 절차 없이 돈을 변제받아 사건이 마무리되었습니다.
채무불이행 회수 전에 챙겨야 할 세 가지
송달지 확보
지급명령은 채무자에게 송달이 되어야 절차가 진행됩니다. 지급명령은 공시송달이 인정되지 않기 때문에, 채무자에게 송달이 안 되면 채권자가 소제기 신청을 하거나 법원이 직권으로 소송절차로 넘기게 됩니다(민사소송법 제466조).
결국 지급명령의 이점(빠른 속도)이 사라지는 셈입니다.
가압류 신청
채무자가 재산을 빼돌릴 조짐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급명령과 함께 가압류를 신청합니다.
가압류는 대상이 되는 채무자의 재산을 특정해야 하므로, 부동산 등기부, 차량 등록 정보, 거래 은행 정보 등을 미리 파악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어느 재산에 가압류를 걸지가 분명해야 추후 집행이 용이합니다.
내용증명
내용증명은 채권자가 채무자에게 변제를 청구했다는 사실과 그 일자를 우체국이 객관적으로 증명해 주는 우편입니다.
내용증명 자체가 채무자를 강제하지는 않지만, 이행을 청구한 시점이 기록으로 남으므로 이후 지연손해금 기산이나 시효 관리에서 유용합니다.
변호사 명의로 보내면 채권자가 법적 조치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점이 상대방에게 전달되어, 변제 의사가 있는 채무자는 협의에 응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신용정보회사와 변호사, 무엇이 다른가
600만 원 정도의 개인 간 대여금은 소송까지 가기 부담스럽고 포기하기는 억울한 금액입니다. 그래서 신용정보회사를 먼저 떠올리는 경우가 많죠.
하지만 신용정보회사는 한 담당자가 여러 채권을 동시에 관리하기 때문에, 회수 가능 금액이 큰 사건부터 처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500만 원에서 1천만 원 사이의 사건은 독촉 위주로 진행되거나, 실질적인 조치가 늦어지는 사례가 생깁니다.
비용 구조도 단순하지 않습니다.
계약 시점에 안내받은 비용 외에 진행 과정에서 조사비나 추가 절차 비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가장 중요한 점이라고 하면 대리권입니다.
신용정보회사는 지급명령을 대신 신청할 수 없습니다. 지급명령은 법률 사무에 해당하기 때문에, 변호사법상 변호사가 아닌 자가 대리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신용정보회사가 채권자에게 변호사를 찾아가라고 안내할 수는 있지만, 절차를 직접 진행할 수는 없는 구조인 것입니다.
만약 당장의 비용이 부담된다면 변호사 선임료 등 소송 비용을 먼저 지원받고 회수 이후 정산하는 소송금융이라는 서비스도 있습니다.
현재 저희 법무법인 이현에서는 리걸 테크 기업과 협력하여 이를 진행 중에 있으니, 관심이 있으시다면 문의주시기 바랍니다.
자주 묻는 질문
Q1. 돈을 빌려주고 못 받은 경우 사기죄로 신고할 수 있나요?
단순히 갚지 못한 사실만으로는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습니다. 형법 제347조 사기죄는 채무자가 돈을 빌릴 당시에 갚을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는 편취의 고의가 입증되어야 합니다.
차용 당시의 재산 상태, 빌린 돈의 사용처, 변제 의사 표시 같은 정황을 종합해서 판단합니다.
Q2. 지급명령 신청에 인지대와 송달료는 얼마나 드나요?
청구 금액에 따라 산정됩니다. 통상 정식 소송의 1/10 수준의 인지대가 적용되며, 송달료는 당사자 수와 송달 횟수에 따라 정해집니다.
청구 금액이 크지 않은 경우 신청 단계의 비용 부담은 크지 않은 편이지만, 정확한 금액은 청구액과 사건 구조에 따라 달라지므로 신청 전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Q3. 채무자가 행방불명이면 지급명령을 받을 수 없나요?
송달이 안 되면 지급명령 절차가 진행되지 않습니다. 이 경우 일반적인 민사소송으로 전환해 공시송달을 활용해야 합니다.
민사소송 진행 시에는 금융거래정보 제출명령, 사실조회 신청 같은 방법으로 채무자의 주소 등 개인정보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시간을 끌수록 회수는 어려워집니다.
친구 사이에서 시작된 약속이라도, 변제기한을 지키지 않는 순간 그것은 더 이상 우정의 문제가 아니라 채권의 문제가 됩니다.
저희 법무법인 이현은 절차의 빠른 진행뿐 아니라, 사건이 끝난 뒤 의뢰인이 어떤 결과를 손에 쥐게 되는지를 기준으로 전략을 설계합니다.
받아야 할 돈이 있다면, 언제든지 편하게 문의해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