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인신고 없이 13년… 사실혼도 법의 보호 받는법

13년을 부부처럼 살았는데 남은 건 상처뿐이었습니다. 박정아(가명,의뢰인) 님이 상담실에 들어와서 한 첫 마디였습니다. 정아 씨는 배우자와 혼인신고 없이 13년 동안 사실혼 관계를 이어왔죠. 명절이면 시대 제사를 챙기고 자녀 결혼식도 함께하며 며느리로서 어머니로서 역할을 다했습니다. 그러나 함께 살던 시절부터 배우자의 외도는 끊이질 않았죠. 차라리 한 번이면 잊고 살았을 정아씨지만 이름만 다른 사람이 몇 년 간격으로 등장했죠.

외도뿐만이 아니었습니다. 심한 폭언과 때로는 폭행, 생활비조차 주지 않는 경제적 배제 심지어는 정아 씨를 오히려 외도하는 사람이라며 의심하는 부당한 대우까지 이어졌습니다. 결국 가정은 회복할 수 없을 만큼 파탄에 이르게 되었죠.

정아 씨는 법률혼이 아니었기 때문에 재산분할이나 위자료를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하였습니다. 하지만 혹시나 하는 희망으로 저희를 찾아왔고 상담 자리에서 저희는 명확히 말씀드렸죠. 혼인신고가 없어도 부부처럼 살아온 사실과 기여를 입증하면 사실혼으로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승소로 이끈 전략

우선 부부와 다름없이 살아온 증거를 모았습니다. 함께한 세월을 보여주는 사진, 명절·가족 행사 참여 기록, 시댁과의 교류 내역, 생활비 부담과 가사 노동 기여 자료까지 세세하게 확보했습니다. 다음 단계는 상대방의 잘못을 구체화하는 일이었습니다. 외도의 시기와 인물, 폭언과 폭행의 정황, 그리고 그로 인한 정신과 진료 기록을 모두 정리했습니다. 이를 통해 가정이 무너진 책임이 전적으로 상대방에게 있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판이 길어지면 의뢰인의 부담이 커진다는 점을 고려해 화해권고결정을 전략적으로 활용했습니다. 그 결과, 상대방은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합쳐 7,500만 원을 지급하고 연금 포기와 재소 금지를 약속했습니다.

헛되지 않은 13년간의 세월

대구가정법원은 저희 주장을 전면 인용했습니다. 혼인신고가 없어도 정아 씨는 부부로서의 역할을 다한 점을 인정했고 피고의 반복된 외도와 폭언, 경제적 소외가 가정 파탄의 직접적 원인임을 명확히 했습니다. 결국 법원은 피고에게 7,500만 원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그 순간 의뢰인은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제 세월이, 제 삶이, 법 앞에서 인정받았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이 결정은 단순한 금전 보상을 넘어 정아씨의 지난 시간을 ‘무의미하지 않은 삶’으로 되돌려준 판결이었습니다. 저희는 그 한마디에 13년의 무게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법률혼보다 까다롭기에

사실혼은 단순히 함께 살았다고 해서 인정되지는 않습니다. 생활의 결합, 경제적 기여, 주변의 인식까지 ‘부부로 살아온 사실’을 입증해야 합니다. 또한, 외도·폭언 등 상대방의 잘못을 주장할 땐 구체적인 시기, 내용, 증거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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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FAQ)

Q1. 혼인신고를 안 했는데도 재산분할이 가능한가요?

A. 가능합니다. 장기간 부부처럼 생활하며 경제적·가사적 기여를 했다면 사실혼으로 인정돼 재산분할 청구가 가능합니다.

Q2. 외도 증거가 없으면 위자료를 받을 수 없나요?

A. 직접적인 증거가 없더라도 간접 정황(통화 기록, 사진, 제3자 진술 등)으로 입증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변호사의 전략이 중요합니다.

Q3. 재판 없이 합의만으로 끝낼 수 있나요?

A. 가능합니다. 다만 합의서 작성 시 법적 효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며, 이를 위해 변호사 조력이 필요합니다.

혼인신고를 하지 않았다고 해서 수년간의 동거와 가사·경제 기여가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혼이라도 외도, 폭언, 경제적 소외로 가정이 파탄 났다면 위자료와 재산분할을 청구해 권리를 지킬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