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방해죄, 종교 활동을 보호 받을 수 있을까요?

예배방해죄 성립 요건과 처벌, 실제 판례까지. 종교 활동 중 방해 받았다면 꼭 알아야 할 법적 대응 방법을 알려드립니다.
Nov 03, 2025
예배방해죄, 종교 활동을 보호 받을 수 있을까요?

1. 예배를 방해 받았을 때, 처벌 가능할까?

일요일 아침, 평소처럼 예배당에 모인 신도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큰 소리로 욕설을 하며 난입합니다. 혹은 법당에서 기도 중인데 누군가 일부러 시끄러운 소음을 내며 방해합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 당황스럽고 화가 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런 의문이 듭니다.

"이거 범죄일까? 신고해도 될까?"

네, 됩니다. 우리 형법은 종교 활동을 보호합니다.

형법 제158조는 '장례식등의 방해죄'를 규정하고 있습니다. 단순히 개인의 신앙심을 넘어서, 종교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키기 위한 조항입니다. 누구든 타인의 예배, 설교, 종교 의식을 방해하면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건, 모든 방해 행위가 다 처벌되는 건 아니라는 점입니다.


2. 어떤 경우에 성립할까요?

예배방해죄가 성립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필요합니다.

첫째, '예배나 종교 의식'이어야 합니다.

단순히 교회 건물 안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다 해당되지는 않습니다. 실제로 예배, 미사, 법회 같은 종교 활동이 진행 중이어야 합니다.

둘째, '방해 행위'가 있어야 합니다.

대법원은 "예배나 설교의 방해란 예배나 설교의 진행을 불가능하게 하거나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행위"라고 판시했습니다. 단순히 불편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셋째, 예배 중이거나 준비 단계여야 합니다.

대법원 2007도5296 판결은 "예배중이거나 예배와 시간적으로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준비단계에서 이를 방해하는 경우에만 성립한다"고 밝혔습니다. 예배 전후 먼 시간의 방해는 해당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넷째, '고의'가 있어야 합니다.

실수로 방해한 경우는 처벌되지 않습니다. 예배를 방해할 의도가 있었는지가 핵심입니다.

처벌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 전과 기록이 남는다는 점에서 결코 가볍지 않은 범죄입니다.

그렇다면 실제 사건에서는 어떻게 적용되었을까요?


3. 실제 법원의 판단

대법원 2004도6813 판결

법원은 "예배방해죄에 있어서의 방해행위는 반드시 예배 중에 행하여짐을 요하는 것은 아니고, 예배의 집행과 시간적으로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준비단계에서 이루어진 경우에도 성립한다"고 판시했습니다.

대법원 2007도5296 판결

교회 출입문을 잠가 7개월간 교인들의 출입을 막은 사안에서, 법원은 "장기간 예배당 건물의 출입을 통제한 행위는 예배 내지 그와 밀접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준비단계를 계속하여 방해한 것으로 볼 수 없어 예배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습니다. 예배 방해는 특정 시점의 구체적 행위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울산지방법원 2020고정580 판결

목사가 주일예배를 하던 중, 약 5분간 전기를 차단하여 마이크와 앰프, 전등을 끄는 방법으로 방해했던 사안입니다. 법원은 예배방해죄를 인정하며 벌금 7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판례를 보면 법원은 '방해'의 정도를 엄격하게 봅니다. 단순히 불쾌했다거나 산만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4. 고소를 결심했다면 알아두어야 할 것들

  1. 증거를 확보하세요.

CCTV 영상, 목격자 진술서, 녹음 파일이 중요합니다. 당시 상황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1. 빠르게 대응하세요.

시간이 지나면 증거가 사라지고 기억이 흐릿해집니다. 사건 직후 바로 경찰에 신고하고, 증거를 수집해야 합니다.

  1. 감정보다 사실을 정리하세요.

화가 나는 건 당연합니다. 하지만 고소장에는 감정이 아니라 사실이 담겨야 합니다. "언제, 어디서, 누가, 무엇을, 어떻게" 방해했는지 구체적으로 적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많은 분들이 막힙니다. 어떤 증거가 유효한지, 고소장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5. 변호사와 함께해야 하는 이유

예배방해죄는 생각보다 입증이 까다롭습니다.

'예배'의 범위, '방해'의 정도, '고의'의 존재. 이 모든 걸 법적으로 증명해야 합니다. 단순히 "방해받았다"는 주장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변호사는 흩어진 증거들을 모아 하나의 논리로 만들어냅니다. 경찰 조사에 동행하고, 증거 누락을 막고, 필요하면 추가 조사를 요청합니다.

반대로 억울하게 고소당한 경우도 있습니다. 실수였거나, 오해였거나, 정당한 항의였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도 변호사가 필요합니다.

법은 정의를 구현하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그 도구를 제대로 다루려면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6. 자주 묻는 질문 (FAQ)

Q. 예배 중이 아니라 예배 전후에 방해받았어도 고소할 수 있나요?

A. 예배방해죄는 예배 중이거나 예배와 밀접불가분의 준비단계에서만 성립합니다. 예배 전후 시간은 폭행이나 모욕죄 등 다른 죄목으로 대응해야 할 수 있습니다

Q. 같은 종교 단체 사람이 방해해도 처벌되나요?

A. 네, 가능합니다. 같은 교회 교인이라도 고의로 예배를 방해하면 예배방해죄가 성립합니다. 내부 갈등이라고 해서 면책되지 않습니다.

Q. 온라인 예배 방해도 처벌받을 수 있나요?

A. 아직 명확한 판례는 많지 않습니다. 하지만 고의로 온라인 송출을 방해하거나 해킹한 경우라면 다른 법률로 처벌 가능성이 있습니다.

Q. 고소하면 꼭 처벌될까요?

A. 고소한다고 무조건 처벌되는 건 아닙니다. 검찰이 증거를 검토해 기소 여부를 결정하고, 법원이 최종 판단합니다. 증거가 부족하면 무혐의 처분이 날 수 있습니다.


예배방해죄는 단순히 종교 활동을 보호하는 것을 넘어, 우리 사회의 다양성과 상호 존중을 지키는 법입니다.

만약 당신이 종교 활동 중 부당하게 방해받았다면, 참고 넘어가지 마세요. 법은 당신 편입니다. 하지만 법적 대응은 신중하고 정확해야 합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오히려 불리해질 수 있습니다. 증거를 모으고, 사실을 정리하고, 전문가의 조력을 받으세요. 그것이 당신의 권리를 지키는 가장 현명한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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