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폰 거래가 워낙 많다 보니, 분실·도난 신고된 휴대폰이 섞여 들어오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난 그냥 정상적으로 산 것뿐인데 왜 내가 경찰 조사까지 받아야 하죠?” 라고 놀라서 연락 주시는 분들 정말 많습니다.
오늘은 억울하게 조사 대상이 된 선의의 구매자분들을 위해 꼭 알고 가셔야 할 내용을 차근차근 설명드릴게요.
분실신고된 중고폰 구매, 왜 경찰 조사를 받게 되나요?
경찰 입장에서는 분실·도난 신고된 휴대폰이 발견되면 가장 먼저 ‘현재 소지하고 있는 사람’을 조사하게 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당신이 훔쳤다”가 아니라,
휴대폰이 어떻게 거래되었는지
판매자와 어떤 관계인지
구매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있었는지
이걸 확인하는 절차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중고 직거래·중고나라·번개장터·당근 등 개인 간 거래가 증가하면서 이런 분쟁이 정말 흔해졌습니다.
분실·도난 신고된 중고폰 구매 시 적용될 수 있는 혐의
조사 단계에서 가장 많이 문제되는 혐의는 다음 두 가지입니다.
(1) 장물취득죄(형법 제362조)
장물임을 ‘인식하면서’ 취득한 경우 성립합니다.
여기서 중요한 법리 포인트는 아래 두 가지입니다:
1️⃣ 장물의 인식은 확정적 인식이 아니라 미필적 인식으로도 충분
2️⃣ 미필적 인식 = “장물일지도 모른다”는 인식
그러나, 단순한 의심만으로 부족하고, 그 위험을 내심에서 용인한 경우에 미필적 고의가 인정됩니다.
즉, 법리적으로 정확한 표현은
→ “장물일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그 위험을 용인하고 구매한 경우”입니다.
(2) 업무상과실장물취득죄(형법 제364조)
중고폰 매매업자·중고폰 매장 등은 업무상 주의의무를 더 엄격히 요구받습니다.
업무상과실장물취득죄의 형량은
→ 1년 이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 벌금
일반 개인 구매자와는 판단 기준이 다릅니다.
내가 처벌 대상인지 판단하는 핵심 요소 4가지
경찰이나 검찰은 아래 네 가지를 가장 기준으로 보고 판단합니다.
1. 거래 가격의 적정성
중고 시세와 현저히 다른 가격인지가 핵심입니다.
※ 미개통·가개통폰은 출고가의 85~90%가 정상 시세
2. 판매자 신원 확인 여부
계좌이체, 신분증, 연락처 확인 등.
3. 거래 방식의 정상성
심야 거래, 현금 직거래, 기록 없는 거래는 위험 신호입니다.
4. 구매자의 주의의무 이행 수준
IMEI 조회 여부가 특히 중요한 판단 요소입니다.
경찰 조사 준비 체크리스트
조사를 앞두고 계신다면 아래 항목을 꼭 챙겨오세요.
판매자와의 카톡/문자/전화 기록 전체
중고거래 게시글 캡처
계좌이체 영수증
폰을 확인했던 방식(IMEI 조회 여부)
구매 당시 시세 확인 자료
간단한 구매 경위서(제가 양식 드릴 수도 있습니다)
이 자료만 잘 정리해도 초반 조사에서 빠르게 “선의의 구매자”임을 설득할 수 있습니다.
실제 사례로 보는 ‘중고물품 선의의 구매자’ 무혐의 전략
A는 목공 취미로 중고 공구를 자주 구매하던 사람입니다. 어느 날, 건설 회사에서 나온 공구들이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는 광고를 보고 구입을 시작했죠. 판매자 B는 직거래와 계좌이체를 제시하며 신뢰를 얻었고, A는 2개월 동안 600만 원 어치를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A가 구입한 물건들이 절도물이라며 장물취득 혐의로 조사를 요청했습니다. A는 “장물인지 몰랐다”는 점을 강조하며, 취미로 공구를 모은 것에 대한 상세한 설명과 거래 내역을 제출해 불기소 처분을 받았습니다.
중고 거래 시 가격이 저렴하고 거래가 정상적으로 보여도 장물일 가능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으면 조사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처벌 가능성이 높아지는 위험 시그널
아래 내용이 겹친다면, 경찰도 훨씬 더 의심합니다.
시세의 절반 이하 가격
현금 직거래 + 거래 내역 없음
판매자 연락처가 일회용 번호
IMEI 확인 없이 구매
“급처”, “사정상 싸게 팝니다” 등 의심 설명
이런 정황이 있으면 고의적 장물취득으로 보이기 때문에 진술 준비를 더 촘촘히 해야 합니다.
분실신고된 중고폰 구매시, 경찰 조사에서 꼭 말해야 하는 핵심 포인트
첫 조사에서 어떤 말을 하느냐가 결과를 크게 좌우합니다.
① 고의 부재를 명확하게
“도난폰인지 전혀 몰랐습니다”
단순 진술이 아니라 상황 근거를 붙여야 합니다.
② 주의의무를 다한 사실
시세 확인
판매자 검증
IMEI 조회
거래 기록 확보
③ 구매 경위를 일관되게 설명
변호사 없이 조사받는 분들이 가장 많이 실수하는 부분이 바로 이 “일관성”입니다.
조사 후 분실신고된 휴대폰은 돌려받을 수 있을까?
여기에는 민법상 장물 반환 법리가 그대로 적용됩니다.
1) 원칙
도난물·유실물은 2년간 원소유자가 반환 청구 가능 .
→ 즉, 중고 구매자라도 돌려받기 어려운 것이 원칙입니다.
2) 예외
피해자가 반환을 요구한다면 구매자가 정상적인 매장·공개시장 등에서 선의로 취득했다면 피해자가 구매자에게 지급한 대가를 변상해야 합니다.
즉, 선의취득의 효과가 일부 인정되는 구조입니다.
변호사가 필요한 이유
“나는 잘못이 없는데 그냥 조사만 받으면 되는 것 아닌가요?”
이렇게 생각하시는 경우 많지만, 문제는 조사 과정에서 말실수 하나로 고의가 있다고 판단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변호사가 개입하면 아래 부분이 달라집니다.
진술 조서 작성 전 표현 정리
고의 부재 논리 구축
조사 동행
혐의 없는 정황 적극 제출
사건 종결까지 대응
특히 처음 조사에서 방향을 잘 잡아야 빠르게 무혐의로 갈 수 있습니다.
자주 물어보는 질문
Q1. 판매자 연락이 안 되는데… 그래도 제가 처벌받나요?
A. 연락 여부는 처벌과 무관합니다. 중요한 건 구매자의 고의·과실 여부입니다.
Q2. 중고 나라에서 구매했고 계좌이체 했는데도 조사받나요?
A. 조사 자체는 받을 수 있지만, 통상적으로 정상적인 거래로 보고 무혐의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Q3. 휴대폰을 사용한 지 오래됐는데 이제 와서 연락이 왔습니다. 불리한가요?
A. 조회했다면 매우 유리하지만, 조회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고의가 있다고 단정되진 않습니다.
→ 전체 거래 과정의 정상성이 더 중요합니다.
중고폰을 샀다가 갑자기 경찰 조사 통보를 받으면 정말 당황스러우실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건은 구매 과정만 제대로 입증하면 무혐의로 끝납니다.
혹시라도
가격이 좀 특이했다든지
판매자 정보가 불명확하다든지
조사에서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시거나
조금이라도 불안한 부분이 있다면 상담받아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