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사례는 저희 이현에서 직접 수임하여 처리한 사건으로, 의뢰인 특정 방지를 위해 일부 각색되었습니다. 틴더사기 로맨스 스캠을 당한 의뢰인을 A, 가해자를 D라고 칭하겠습니다
틴더 로맨스 스캠 당하는 과정
A는 심심하면 종종 틴더를 켜서 구경하고는 했다. 주변에서는 틴더로 남자친구 잘만 사귀는 것 같던데, A는 영 소질이 없었다.
그런데 어느 날,
한국인과 얘기하고 싶다며 D가 말을 걸어왔다. D는 본인을 한국계 미국인으로 지금은 미국에서 자동차 정비업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D를 한국을 그리워하는 젊은 청년 사업가로 여긴 A는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었고, 카톡으로 넘어가게 되었다. 여러 장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보니 더욱 친밀감을 느끼게 되었고 어느새 매일같이 연락하는 사이가 되어 있었다.
한 달 후,
D는 갑자기 자신의 비밀을 지켜줄 수 있냐고 물었다. A의 답변은 “Don’t worry, honey”. D는 본인의 거래처에 대금을 이체해야 하는데, 은행 사이트 접속이 막혔다고 했다. 본인한테는 거래처에 입금할 방법이 없단다.
‘설마.. 나한테 돈 달라고?’
하지만 D가 부탁한 것은, 본인 계좌에 있는 돈을 거래처에 입금 해달라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D의 돈을 D의 계좌를 통해 D의 거래처에게. A는 이 계좌를 통해 약 12만 달러(한화 약 1억 6천만 원)를 대리 이체하였다. 이체 후 D의 계좌 잔액은 8만 달러(한화 약 1억 1천만 원).
‘이렇게 돈이 많은 사람이 나한테 사기 칠 리가 없지.’
며칠 뒤,
D는 추가 이체를 해야 할 상황이라며 A에게 며칠 전과 같이 대리 이체를 부탁했다. A는 같은 사이트, 같은 계정으로 접속했고 이체를 진행하려 했다. 하지만 온라인 창에 뜨는 건 무미건조한 문장 하나뿐이었다.
‘Error. Please try it again.’
여러 번 반복해도 마찬가지였다. D는 A를 재촉했고, A도 덩달아 마음이 급해졌다. 그때 D가 제안했다.
“자기야. 은행 사이트 문제는 내가 주말 안으로 해결할 테니, 일단 자기 돈으로 보내면 어떨까? 은행 문제가 해결되면 내가 바로 돈 보내줄게.”
A는 당황스럽긴 했지만, D의 계좌 정보도 알고 있으니 자신이 나중에 돈을 옮겨도 되겠다는 계산을 했다. 결국 A 본인의 돈을 거래처 계좌라고 하는 곳에 입금했다. A는 주말이 오기 전까지 D의 거래처 4곳에 총 9천여만 원을 송금했다.
주말이 지난 후, A는 돈을 보내달라고 했다. D는 은행에 확인해 보니 현재 본인 계좌가 동결된 상태라, 돈을 돌려줄 수 없는 것은 당연하고 동결을 풀기 위해 자금이 조금 더 필요하다는 이상한 답변을 했다. A는 여유 자금이 없어 더 보내기는 어렵다고 말했고, D는 대출을 받을 것을 종용했다.
A는 D의 말이 믿기지 않아 부리나케 은행 사이트로 들어갔다. 로그인을 하려고 하니 비밀번호 변경. 그제야 A는 깨달았다.
‘아, 나 사기당했구나.’
9천만 원을 찾아서
돈을 찾아야 한다.
A가 D에게 느끼는 배신감은 둘째치고, A(의뢰인)의 돈을 되찾아야 한다.
SNS를 이용한 사기에서 관건은 가해자의 인적 사항 확보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A가 송금한 계좌 4개 모두 한국 소재 은행의 계좌였다. 계좌 명의자의 신상을 받기 위해서는 법원의 명령이 필요하기에, 우선 고소장을 접수했다. 고소 대상은 계좌 4개의 주인들과 D. 그 후 금융거래 정보 제출명령을 통해 계좌에 연결된 사람들의 인적 사항을 확보했다.
표면적으로 이용된 D의 신원은 예상한 대로, 가짜였다. 다만 계좌 명의자였던 4명의 외국인 신상이 특정되었고 바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했다.
자, 이제부터 시간 싸움이다.
손해배상 청구와 거의 동시에 채권가압류를 신청해 계좌를 묶었다. 돈을 빼돌릴 여유를 줘서는 안 된다. 법원에서 무사히 채권가압류 결정을 받았고 A는 한시름 놓을 수 있었다.
현재 A는 본압류 결정을 받아 채권에 대해 추심을 하는 중이다. 1/3가량은 이미 추심했고, 나머지도 곧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그래도 전액 회수할 수 있다는 게 다행이다.
한 달간의 행복이 사기임을 깨닫고 지옥으로 변하는 순간, A는 9천만 원 중 일부라도 찾게 해달라 빌었다고 한다.
또 A는 이렇게 말했다. 틴더사기 로맨스 스캠은 머릿속에서 [의심]이라는 단어를 지우는 순간 끌려들어 가는 지옥이라고.
한 번도 만난 적 없지만, 날 아껴주는 멋진 사람. 이 팍팍한 세상 속 내게 벌어진 소설 속 주인공 같은 일. 이런 건 다 환상이라고.
틴더사기 로맨스 스캠에 대처하는 최고의 방법은 예방이다. 하지만 이미 당했다면, 돈을 돌려받을 방법을 찾고 있다면 부디 최대한 빨리 변호사에게 연락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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